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에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했다. 전국에 총 49개 자사고가 있고, 이 중 25곳이 서울에 있다. 전국 자사고 중 20곳이 올해 처음 수능 성적을 내놓았다.
자사고는 도입 초기에 수월성(秀越性) 교육을 내세웠는데, 정작 첫 성적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입시 전문가는 "지난 정부에서 자사고가 한꺼번에 많이 지정됐지만 일반고일 때와 차별화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국의 자사고 중 하나고(68.3%), 안산 동산고(47.6%), 북일고(38.5%), 중동고(37.7%) 순으로 수능 1·2등급 비율이 높았다. 분석 대상인 전국의 2342개 고교 중에 수능 1·2등급 비율이 높은 상위 50개 고등학교를 따져보니 37개가 외고·과학고·국제고 등 특목고였다. 나머지는 영재학교 2곳, 자율형사립고 6곳, 일반고 5곳이었다. 일반고 중에는 공주 한일고(1·2등급 비율 75.2%)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충남 공주사대부고(63.8%), 경기 광명 진성고(49.6%), 경남 거창고(49.2%), 경기 양평 양서고(47.5%) 순서로 상위권 비율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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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자사고는 상위권 상승2013학년도 수능에서 서울의 자사고들은 일반고 시절보다 수능 성적이 그리 많이 오르지 않은 반면, 지방의 자사고들은 일반고일 때보다 성적이 좋아진 곳이 많았다. 서울의 자사고는 중학교 내신이 상위 50% 이내에 드는 학생을 대상으로 추첨하는 반면, 지방 자사고는 내신, 서류, 면접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부산 동래여고는 일반고 시절 졸업생을 낸 2012학년도 수능에서는 1·2등급 비율이 17.3%였는데, 올해는 31.2%로 올랐다. 동래여고는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2배수를 선정한 뒤 추첨한다. 또 내신·서류·면접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대구 계성고는 수능 1·2등급 비율이 5.5%에서 27.7%로 껑충 뛰었다.
◇1위 자리 바뀌었다
2013학년도 고교별 수능 성적에서 경기도 용인외고가 상위권(1·2등급) 학생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별 수능 성적이 처음으로 공개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수능 1·2등급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학교는 서울의 대원외고였다. 올해 처음으로 1위 자리가 바뀐 것이다.
용인외고 학생 중 수능 3개 영역(언어·수리·외국어) 평균이 1등급인 학생은 전체의 67.2%, 2등급인 학생은 22.9%였다. 용인외고 출신 10명 중 9명(90.1%)이 수능 1·2등급을 받은 것이다. 이어 대원외고(88.3%), 민족사관고(82.2%), 상산고(81.8%), 한영외고(81.2%), 김해외고(81.1%), 대구외고(80.0%) 순서로 1·2등급 학생이 많았다. 외고·과학고·국제고 등 특목고들은 올해도 수능 성적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수능 1·2등급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전국의 상위 30위 중 24곳이 특목고였고, 그중에서도 외고가 20곳으로 가장 많았다.
◇특목·일반고 학력 격차 여전
특목고·자사고와 일반고의 학력 격차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3학년도 수능에서 특목고·자사고 상위 50개교의 수능 1·2등급 비율은 평균 68.4%였다. 반면 일반고 상위 50개교의 1·2등급 비율은 평균 32.1%였다.
서상기 국회의원은 "일반고 학생들의 학력이 올라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