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에서 키운 골프 선수의 꿈
이날 만난 민규는 무척 지쳐 보였다. 아침부터 내린 비로 마지막 라운드를 치르는 데 애를 먹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악천후 속에서도 민규는 대범하게 플레이를 펼쳤고 초등 남자 고학년 부문 3위를 기록했다.
"여러 가지 변수 때문에 제 실력을 제대로 발휘 못 해서 아쉬워요. 하지만 이런 생각지 못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게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출전할 대회를 대비해 더 열심히 연습하려고요."
민규가 처음 골프채를 잡은 건 7세 때다. 평소 골프에 관심 있던 아버지 김진우(48세) 씨의 권유에서 비롯됐다. 김진우 씨는 "당시 민규는 어렸지만, 운동 신경이 좋았다"고 했다.
"민규가 일곱 살 때 집안 사정이 좋지 못했어요. 상황은 안 좋았지만, 민규가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떠올린 게 골프였죠. 골프책과 골프 방송을 보고 기본부터 가르쳤는데,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랐어요. 민규도 재미있었는지 이후로 골프채를 손에서 내려놓질 않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