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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숙적 일본 상대로 2연승 달성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대회 개막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기분 좋은 첫 승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 1일 경기 화성시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월드리그 C조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일본을 꺾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1세트부터 주도권을 잡았다. 부상을 딛고 대표팀에 복귀한 문성민(현대캐피탈)과 한국 최고의 공격수 박철우(삼성화재)를 앞세워 1세트를 25-22로 마무리한 것. 상승세는 이어졌고 한국은 25-20으로 2세트도 가져올 수 있었다. 하지만 3세트에 위기가 닥쳤다. 16-16 동점이던 3세트 중반, 주 공격수인 문성민이 무릎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조직력이 무너졌고 일본에 한 세트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국은 흔들리지 않고 전력을 재정비했고 날카로운 속공을 선보이며 14-7 더블스코어로 일본을 따돌렸다.
한국은 다음 날 열린 C조 2차전에서도 일본을 세트스코어 3-1로 가볍게 눌렀다. 전날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한 문성민의 공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탄탄한 조직력을 과시했다. 2차전에서 문성민의 자리를 채운 건 전광인(성균관대)이었다. 194㎝인 전광인은 공격수치고는 신장이 작은 편이다. 하지만 탄력 있는 점프와 날카로운 스파이크를 내세워 이날 23점을 올리며 위기에 빠진 한국을 구했다. 현재 한국은 승점 6점을 올려 핀란드(4점)를 제치고 C조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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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민의 부재, 한국의 앞날은?
앞선 두 경기에서 라이벌 일본을 이겼지만, 문제는 앞으로 치를 경기들이다. 핵심 선수인 문성민이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1995년 이후 두 번째 결승 진출을 이루겠단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안으로 떠오르는 건 일본과의 2차전에서 활약한 전광인이다. 전광인이 핀란드, 네덜란드 등 장신 공격수를 상대로 얼마나 잘 때리느냐에 따라 한국의 운명이 결정될 만큼 어깨가 무겁다.
박기원 감독은 "예비 엔트리 가운데 문성민을 대체할 선수로는 류윤식(대한항공)과 서재덕(KEPCO)이 있지만, 둘 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고민을 내비쳤다. 반면, 전광인은 "지난해 일본전 2연패를 끊고 2연승을 거둬 기쁨이 두 배다. 내게 올라오는 공이 많을수록 좋고 잘 때려서 포인트를 내겠다는 의욕이 생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홈에서 일본을 상대로 두 경기를 치른 한국은 오는 8~9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핀란드와 격돌한다. 핀란드는 세계 랭킹 30위로 한국보다 한 수 아래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3승5패를 기록해 긴장을 늦춰선 안 되는 상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