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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기록부 해부… 그 속에서 '포인트' 잡아라

2013/05/29 14:55:46

배군의 자기소개서 초안엔 이 같은 학과 지원 동기와 진로 계획이 상세히 담겨 있다. 그를 지도한 엄익주 재현고 교사는 "고 1 때부터 관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진로를 충분히 탐색했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족한 부분도 있다. "기태가 쓴 자기소개서 1번 문항은 '지원 동기와 진로 계획을 중심으로 서울대가 지원자를 선발해야 하는 이유를 기술하라'고 돼 있어요. 기태의 경우 지원 동기와 진로 계획 부분은 더할 나위 없지만 '서울대가 날 뽑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땐 문항의 요구 사항을 정확히 파악, 해당 내용에 대해 빠짐 없이 답해야 해요."

배군은 '내게 의미 있는 3개 활동'을 쓰는 문항에 고 1 때부터 2년간 참여해 온 '교내 또래상담자 활동'을 포함시켰다. "(어떤 의사가 되든) 환자 얘길 경청하고 그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를 갖게 됐다는 점에서 뜻깊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 엄 교사는 "교내 행사였던 '글로벌 미팅(Global Meeting)' 참여 경험도 덧붙이라"고 조언했다. "기태는 의사에게 필요한 능력의 하나로 '외국어 실력'을 꼽았습니다. 글로벌 미팅은 주한외국대사를 초청, 영어로 프레젠테이션하는 행사인데 때마침 기태가 적극적으로 참여했더라고요. '학업 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란 측면에서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는 내용이죠."

엄 교사는 자기소개서 작성 전 반드시 해야 할 일로 '학교생활기록부 10회 이상 정독하기'를 꼽았다. "지금 고 3이라면 관심 분야나 지망 학과 정도는 대부분 정했을 거예요. 자기소개서 작성의 첫걸음은 '해당 분야에 관심 갖게 된 계기'를 아는 겁니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정독하면 반드시 그걸 찾아낼 수 있어요."

case2_ 주수헌(서울 환일고 3년)

"시행착오 과정에서 느낀 점 위주로 기술"

주수헌군은 고 2 때 교내 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 출전한 걸 계기로 자신의 진로를 발견했다. 당시 교내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그는 서울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도 '바람 나오는 빨래 건조대'를 출품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후 교내 발명영재학급에서 1년간 활동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달 개최된 서울시 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다기능 콘센트'로 우수상을 받았다.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에선 '문턱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화분 받침대'로 본선에 진출한 상태다. 서울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를 지망하는 주군은 "본래 좋아하던 화학·생물 분야에 발명을 더하며 진로를 구체화했다"며 "추후 목표는 노년층용 건강 보조기를 연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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