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9 17:15:28
지난 25일 오후 대구 두류수영장에서 열린 소년체전 남자 초등부 자유형 100m 결승. 8개 레인 출발대 위에 선수들이 나란히 섰다. 출발 신호와 함께 물속으로 뛰어든 이들은 힘차게 팔을 저으며 물살을 갈랐다. 눈 깜짝할 새에 2번 레인 위로 손이 가장 먼저 올라와 터치판을 두드렸다.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친 호준이가 그 주인공이다. '55초06.' 전광판에 호준이의 기록이 뜨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11년 만에 종전 기록을 약 2초 앞당긴 대회 신기록이 탄생한 순간이다.
이후 호준이는 소년체전에서 자유형 200m(1분59초40), 계영 400m(3분53초81), 혼계영 200m(1분57초07) 등 출전하는 종목마다 대회 신기록을 세웠다. 예선전까지 합치면 신기록은 총 5개로 늘어난다. 4관왕에 올라 초등부 중 가장 많은 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열심히 연습한 걸 보상받은 것 같아 기뻐요. 소년체전을 앞두고 하루에 5000m를 오가는 등 강도 높은 훈련을 했거든요. 4관왕이 목표이긴 했어요. 대회 당일 컨디션도 좋았어요. 물에 딱 들어가는 순간 느낌이 왔죠. 하하. 대회신기록은 솔직히 기대 안 했어요. 전광판을 본 순간 온몸이 짜릿하더라고요."
28일 저녁 6시, 서울 화계초등학교에서 만난 이 군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소년체전 결전지인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온 지 불과 몇 시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호준이는 이내 씩씩하게 인터뷰에 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