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인간문화재를 만나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05호 사기장 김정옥

2013/05/28 16:39:11

생계를 위해 시작한 도예의 매력에 그는 조금씩 빠져들었다. 1982년에는 문경 관음리에서 진안리로 터전을 옮기고 가마 이름을 '영남요'라 붙였다. 좋은 작품이 나올 때까지 실험과 연구를 거듭하며 밤낮없이 도자기를 빚었다. 그의 노력은 작품을 통해 빛을 발했다. 가장 완벽한 재현이라고 평가받는 정호다완, 조선 백자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청화백자와 달항아리 등으로 1991년 국내 최초의 '도예 명장'이 됐다. 1996년에는 우리나라 도자기 분야 최초로 중요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가 됐다.

김정옥 사기장은 재료 준비부터 제작까지 모두 전통 방식을 따른다. 50년 넘게 흙과 불과 씨름하는 동안 꿋꿋이 지켜온 철칙이다. 손쉬운 전기물레 대신 발물레를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기물레는 모양이 일정해서 자연미가 떨어집니다. 발물레는 요동이 있어서 손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지요. 그릇의 느낌 자체가 다릅니다."

일본에서 더 유명한 정호다완도 그의 발물레로 완성된다. "조선 사람들이 쓰던 사발이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가며 정호(井戶)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물을 부으면 우물처럼 고인다는 듯으로 이렇게 불린듯합니다. 정호다완은 일본에서 국보로 지정될 만큼 높이 평가받고 있어요. 정호다완을 완성하는 게 일본 도예인들의 꿈일 정도지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