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행스럽게도 곳곳에서 학교 매점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지난 2009년부터 건강 매점 ‘쉬는 시간’을 운영하고 있다. 쉬는 시간은 농림축산식품부, 한국과수협회 등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이 신선한 과일을 시중가보다 싸게 사 먹을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건강 매점에 선정되면 서울시와 각 구청이 반반씩 매점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한다. 현재 서울국제고, 이화여고, 성동고, 휘경중 등 49개교에서 건강 매점을 운영 중이며 참여 학교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성남시는 학교 매점 협동조합을 추진 중이다. 성남시는 지난 4월 23일 경기도교육청,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학교 매점 협동조합 시범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안전하고 친환경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현재 복정고, 용인 기흥고, 흥덕고, 이천 한국도예고, 고양 덕이고, 동두천 한국문화영상고 등 6곳이 시범 학교로 선정됐다.
전라북도 김승환 교육감 역시 학교 매점 협동조합에 관심을 보였다. 김 교육감은 지난 5월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협동조합 매점은 이윤 추구를 위해 패스트푸드 등을 파는 여느 학교 매점과 달리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제공해 학생들의 건강을 중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검토해볼 것을 주문했다.
한창 자랄 나이의 청소년들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 독점으로 운영되는 매점에서 골라 먹을 선택의 폭은 좁다. 과일을 팔면 과일을 사 먹고, 저질 과자를 팔면 저질 과자를 사 먹는다. 이날 방문한 세 학교 매점에서는 하나같이 ‘난나나 *’을 베스트셀러 품목으로 꼽았다. 설탕 15%, 수입산 채종유 10% 등이 들어간 500원짜리 옥수수 맛 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