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셴미소는 이를 접한 사람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느낌과 행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아름다운 선물과 같은 요소이다. 아이에게 얼마나 자주 뒤셴미소를 지어 주었던가가 아이의 낙관성과 행복감 형성을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수도 있다.
2차 대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죠수아의 아버지 귀도는 아들에게 끊임없이 세상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려 애쓴다. 그는 아이에게 끊임없이 뒤셴미소를 선사한다. 심지어 자신이 독일군에게 학살당하는 순간, 아들 앞에서 만면에 뒤셴미소를 지어보이며 아들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을 잊지 않는 장면은 짙은 페이소스와 함께 진정한 긍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자녀 상담을 받는 부모들은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을 호소할 때가 많다. 그리고 아이에게 자신의 부정적인 심리가 노출될 수 없었던 점에 대해 합리화하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자신의 마음이 불편했기에 아이에게 심한 질책과 부적적한 표현을 썼던 점을 알아주기 바란다.
한편으로 그 상황이 이해되고 안타깝지만, 당위적으로는 결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한다. 아이들에게 세상의 험난한 진실을 미리 모두 알려줄 필요가 없다. 그것은 삶에 대한 충분한 면역력이 생겼을 때 알아도 결코 늦지 않은 일이다. 아이가 세상을 낙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부모의 표정과 말투, 행동가짐을 되살피는 일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일이다.
퇴계 이황은 자식을 대면할 때도 항상 의관을 정제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자식에게 위엄 있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언서판(身言書判)을 정갈히 하고, 동시에 자식을 대함에 있어 경(敬)의 마음가짐을 늦추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 바탕에는 자녀의 존재성을 깊이 인정하고 외적 표현을 가다듬기 위해 힘쓰는 진중한 마음이 있다.
부모는 아이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다. 아이는 부모의 몸과 마음가짐의 거울이다. 그 깊은 영향관계를 고려할 때 부모는 더 중심을 잡고 바른 몸가짐, 마음가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아이들이 삶에 대한 낙관성을 기르기 위해 반드시 가져야 할 일이 긍정적인 생활경험이나 성취경험이다.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듯이 이는 결코 경쟁을 통해 남을 이기는 것에서 얻는 수준 낮은 성취감이어서는 안 된다.
나는 부모들로부터 우리나라와 서구 교육선진국의 교육방식의 결정적 차이를 묻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차이는 아이의 재능과 적성, 능력의 평가방식이다. 여전히 우리는 통계적이고 산술적인 평가를 선호한다. 심지어 평가의 효율성을 거론하며 사지선다 방식의 평가형식을 버릴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많다.
하지만 반드시 서구의 평가방식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우리 민족은 아주 오랫동안 주관적 평가방식을 고수해왔다. 조선시대 과거 시험에서는 ‘인재는 어떻게 구할 것인가?’, ‘교육이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와 같은 대단히 주관적인 문제들이 나왔다.
어찌 보면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질문들이다. 지금의 편협한 평가방식에 길든 우리 아이들은 프랑스 대입시험에 출제되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와 같은 정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에 대답하기 힘들어할 것이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평가 인습은 외계인의 그것처럼 우스꽝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너무 익숙해 우리만 그 괴상함을 인지하지 못할 따름이다.
따라서 부모부터라도 오지선다의 문제를 주고, 이를 풀어 점수를 내고, 그리고 학교 학년 전체의 아이들 가운데 몇 번째인지를 매기는 지금의 평가가 과연 아이의 인성과 재능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 하는데 대해 진지한 고민과 걱정을 해야 한다.
알피 콘의 주장처럼 아이를 경쟁으로 몰아붙이면 더 나쁜 결과를 낳는다. 제대로 된 칭찬은 아이에게 경쟁심을 불러일으키거나 허위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아니다. 아이에게 피상적인 칭찬이나 진심이 빠진 칭찬이 아닌, 조건 없는 사랑으로 행하는 칭찬과 격려를 할 때, 아이들이 타인과의 경쟁이나 승리가 아닌 자기 자신의 내적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때 내 아이에게 성숙한 삶의 조건이 형성될 것이다.
우리 아이에게는 냉혹한 평가보다는 따뜻한 칭찬과 격려가 더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이렇게 말해주면 아이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따뜻한 긍정감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