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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보단 '연습벌레'라는 별명이 좋아요
린이는 만 3세가 되던 해 피아노 레슨을 받으면서 처음 음악을 접했다. 바이올린과의 인연은 당시 남다른 음감을 지닌 린이를 눈여겨본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됐다. 큰 욕심 없이 시작한 바이올린이었지만, 린이의 재능은 돋보였다. 오랫동안 수업을 들어온 또래 친구들을 제치고 시작한 지 일년 만에 서울 예술음악 콩쿠르에서 3등으로 입상했다. 남다른 음감과 악보를 이해하는 능력, 암기력까지 발군이었다. 린이는 짧은 곡은 한 번에 외우고, 10분이 넘는 곡은 서너 차례만 연주하면 악보 없이 전곡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다. 덕분에 시작할 때부터 주위에서 신동이라는 칭찬이 자자했다. 그렇지만 정작 린이는 '천재'라는 단어가 와 닿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말은 좀 부끄러워요. 차라리 '연습벌레'가 좋아요. 저는 바이올린 연주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거든요."
바이올린 연습이 TV 시청이나 게임보다 재미있다는 린이의 연습량은 실제로 엄청나다. 문자 그대로 학교 수업 시간과 취침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연주 연습에 쏟는다. 온종일 서서 연주하기 때문에 이제 열 살인 린이의 발뒤꿈치는 웬만한 어른보다 단단한 굳은살로 덮여 있다. 어머니 박은(42세) 씨는 "온종일 연습에 몰두하는 딸이 안쓰럽지만, 바이올린을 워낙 좋아해서 말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린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말에도 스스로 연습한다. 바이올린 연주가 지겨울 때는 없느냐고 묻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저한테는 세수 같은 거예요. 매일 하니까 안 하면 찝찝한 거. 세수가 지겨운 사람은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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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바이올리니스트 되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