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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학습·놀이 함께… 집단 속에서 배려·질서 배워

2013/05/19 15:51:34

6·4세 두 아들을 키우는 이영주(42·이하 서울 관악구)씨와 4세 딸을 둔 유혜진(36)씨는 지난 2011년부터 '백호와 책놀이'란 모임을 함께하고 있다. 모임 회원들은 매주 목요일 지역 도서관에 모여 △책 읽고 종이 붙이기 △찰흙 빚기 △초대장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초창기 회원은 세 가정뿐이었지만 지금은 여섯 가정으로 늘었다. 활동 반경도 넓어져 과학관·박물관을 찾거나 공원 나들이 등도 함께 즐긴다. 이씨는 "모임 활동으로 아이가 (공동체적 가치인) 배려·양보·질서 등을 체득한 게 최대 소득"이라고 말했다. "두 살 때부터 모임에 참여한 둘째는 배려심이 남달라요. 체험 활동 할 때면 친구 순서부터 챙기고 간식이나 장난감도 친구와 나눌 줄 알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뿌듯하죠."

각각 두 살 난 아들과 딸을 둔 강지영(32)씨와 이주민(34)씨는 지역에서 알아주는 '단짝'이다. 모 문화센터 강좌에서 알게 된 둘은 교육 행사를 비롯해 장보기·나들이도 늘 함께다. 이씨가 관악 나눔터 교육 품앗이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강씨의 권유였다. 강씨는 "아들은 혼자 책 보는 걸 좋아하는 등 성격이 내성적인데 주민 언니 딸은 활동적인 편"이라며 "둘이 어울려 노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각자 성격의 단점이 보완되는 걸 보며 공동육아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엄마는ㅣ'학부모 네트워크' 통한 정보 교류

네 사람에 따르면 관악 나눔터는 명실상부 '정보 교류의 장(場)'이다. 실제로 회원들은 건강·도서 등 다양한 육아 노하우를 공유한다. "아이가 감기에 걸렸을 때 회원들 덕분에 '도라지차 끓여 먹이기' 같은 민간요법부터 좋은 병원 정보까지 알게 됐어요. 아이 편식 습관으로 고민할 때도 또래 엄마들에게서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 먹이기 레시피'를 전수받아 활용했죠."(이영주)

유혜진씨는 "육아엔 정답이 없다 보니 대부분 엄마가 아이 키우는 내내 불안해한다"며 "공동육아 형태로 다른 집 또래 아이를 만나다 보면 서로 다른 아이 성향을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어 좋더라"고 말했다. 이주민씨는 "내 아이에게 몰두하다 보면 심리적으로 고립돼 육아 부담을 더 크게 느끼기 마련"이라며 "모임 활동은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란 사실을 깨닫고 위안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고 귀띔했다.



노하우ㅣ다섯 가족가량으로 '느슨하게' 운영

유혜진씨는 "공동육아 모임의 적정 규모는 대여섯 가정"이라고 조언했다. "규모가 너무 작으면 한 가정 아이가 아프거나 엄마가 바쁠 경우 자칫 프로그램 진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요. 그런 일이 반복되면 모임은 흐지부지되기 십상이죠. 반대로 구성원이 너무 많아도 산만해지기 쉬워 효과적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영주씨는 "모임에 지나친 기대를 갖는 건 금물"이라고 덧붙였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잖아요. '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란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금세 맘이 불편해져요. 중요한 건 소극적 성향의 회원도 자연스레 참여 폭을 넓혀갈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모임을 이어가는 겁니다."

유씨는 공동육아에 도전하려는 학부모에게 '다른 집 아이도 내 아이만큼이나 귀한 존재이니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가짐을 당부했다. "엇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끼리 어울리다 보면 종종 다툼이 발생해요.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죠. 이때 부모는 상대 가정 아이를 최대한 배려하며 상황을 조율해야 합니다. 학부모 회원들이 신뢰와 존중으로 서로를 대한다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한 공동육아를 지속할 수 있어요."

☞공동육아 나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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