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5 14:33:41
레벨 '초보'ㅣ의인화나 직접 체험이 관건
이세준(서울 동교초등 4년)군은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이제 1년 남짓이지만 이미 지난해와 올해 교내 백일장을 휩쓴 '슈퍼 루키'다. 그가 밝힌 백일장 정복 비법은 '의인화'와 '소재 직접 체험하기'. 실제로 이군은 지난해 '학교사랑 글짓기 대회'에서 모교를 '3년 지기 친구'로 의인화해 최우수상을 탔다. "봄만 되면 학교가 몰라보게 예뻐져요. 학교를 3년 된 친구로 둔갑시켜 '함께 봄나들이에 나선다'고 썼는데 결과가 좋았죠."(웃음) 이 밖에도 올해 우수상을 탄 '과학독후감 대회'에선 '별자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지난해 우수상을 탄 '환경보전 글짓기대회' 작품을 제출하기 위해 부모님 일로만 여겼던 쓰레기 분리 수거를 한동안 도맡기도 했다.
한창 올가을 열릴 제33회 대통령기 국민독서경진대회를 준비 중인 이군이 꼽는 본인의 한계는 '단어 실력 부족'.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요즘은 일부러 또래보다 한두 살 위인 형·누나가 읽을 법한 책을 골라 읽는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엄마한테 물어봐요. 엄마가 그걸 풀어서 설명해주시는데 그 단계를 거치고 나면 단어 뜻이 이해되고 그 단어에 대한 저만의 느낌도 생겨나 효과 만점입니다."
레벨 '중급' 이상ㅣ산문보다 시로 승부
초등 1학년 때부터 교내 백일장을 석권해 온 반민정(대전 글꽃초등 5년)양은 교내외 행사 참여에도, 낯선 여행지 탐방에도 전혀 거리낌이 없다. 여기저기 쏘다닐 때마다 자신의 느낌을 기록한 '일기장 겸 수첩'만 스무 권이 넘는다. 글감이 필요할 때마다 들춰보는 영감의 원천인 셈이다. 반양은 지난해 '제5회 기록사랑 전국 백일장'(국가기록원 주최)에서도 남한산성에 오른 경험을 바탕으로 동시를 작성,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은상을 탄 '제5회 환경보존 글짓기 대회'(환경부 후원)에선 어린 시절 충북 제천에 살며 방과 후마다 산으로 들로 뛰어다닌 경험을 글감으로 활용했다. 지난 2011년 '제8회 평화독서감상문대회'(평화방송·가톨릭대 주최, 장려상 수상)에선 집 근처 도서관 행사를 개근하다시피한 덕분에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다.
반양은 "글 쓸 때 시작 단계에서부터 막힌다면 대화체를 시도해보고, 산문 구성이 어렵다면 동시에 도전하라"고 말했다. "일단 자기 느낌을 표현하는 데 익숙해지면 글은 술술 쓰여요. 저만 해도 대화체나 꾸미는 말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에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리스·로마신화 같은 책을 30회쯤 반복해보세요. 등장 인물이 워낙 많아 이야깃거리가 풍부하거든요." "자신의 느낌을 짧게 서술한다는 점에서 동시와 일기는 유사하다"고 말하는 반양은 동시 작성에 관심 있는 또래를 위한 추천 도서로 '나 오늘 일기 뭐 써'(정설아 글, 파란정원)를 권했다. "이제 초등 1학년인 제 동생도 제가 추천해 이 책을 읽고 있어요. 글 실력이 쑥쑥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이던데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