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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만 모여도 '작은 동문회' 열려요"

2013/05/05 15:54:17

지난 3월 편입학 절차를 거쳐 동명대 체육학과 3학년이 된 안민범(47)씨는 일약 캠퍼스 내 유명 인사로 떠올랐다. 지천명이 코앞인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도 특이한데 아내(최서령·44)와 맏딸(안보현·19)까지 같은 해 동문으로 이름을 올린 덕분이다. 아내 최씨는 안씨와 함께 체육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고 보현씨는 지난해 수시 전형을 거쳐 패션디자인학과 신입생이 됐다.

일찌감치 합격을 통보받은 딸과 달리 올 2월까지 마음 졸이며 발표를 기다린 안씨 부부는 합격 사실을 확인한 후 얼싸안고 눈물을 쏟았다. 안씨는 “체육학과에 편입하려면 필기·실기고사를 동시에 치러야 해 수험 기간 내내 공부와 운동을 병행했다”며 “‘하루 최소 2시간 이상 공부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지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예대 무용학과(1992년 졸) 출신인 최씨는 KBS 무용단 등에서 활동하던 중 결혼, 4남매를 키우며 가사에 전념해 왔다. 하지만 뒤늦게 대학(동부산대)에 입학해 학구열을 불태우던 남편의 제안으로 ‘제2의 대학 생활’을 결심했다. 보현씨는 “내 또래도 따라가기 버거운 강의를 즐겁게 소화하시는 모습에 새삼 부모님을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족 동문’ 생활이 늘 좋기만 한 건 아니다. 안씨는 “딸아이 친구들과 캠퍼스에서 종종 마주치다 보니 은근히 옷차림에 신경 쓰게 되더라”고 말했다. 보현씨는 “가끔 부모님 몰래 놀러 가고 싶을 때가 있는데 학사 일정이 다 공개돼 ‘일탈’은 꿈도 못 꾼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지금 생활에 더없이 만족한다. 올해 대학 입시를 치르는 장남 석현(18)군도 동명대에 지원할 계획이다. “내년 이맘때엔 네 가족이 나란히 캠퍼스를 산책할 수 있겠죠?” 안씨 부부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김정임씨 가족(충청대)| 두 딸과 13학번 새내기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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