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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획]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자연복귀 훈련 현장을 가다

2013/04/29 16:23:08

◇주특기는 꼬리를 들어 흔들기!

"끼끼" 무슨 소리냐고? 바로 나와 내 친구들이 평소에 자주 내는 소리란다. '돌고래 언어'라고 할 수 있지. 우리 돌고래들은 머리 위에 난 동그란 구멍을 통해 아주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어. 숨도 쉬고 말이야. 신기하지? 후후. 이 구멍의 이름은 '분기공'이라고 해.

아차차, 그러고 보니 인사가 늦었네. 안녕? 난 열네 살 수컷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라고 해.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가워. 참고로 남방큰돌고래는 우리나라에서 제주도 연안에 100여 마리만 서식하는 지역적 멸종위기종이란다.

내가 이곳 동물원으로 온 건 열 살 때였던 지난 2009년 여름이야. 난 원래 제주 앞바다에서 부모님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느 날 어민들이 쳐 놓은 그물에 걸리고 말았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그물은 점점 더 내 몸을 조여왔지.

그 이후 난 서귀포에 있는 돌고래쇼 공연장을 거쳐 서울대공원에 오게 됐어. 제주도에서 왔다고 해서 제돌이란 이름도 갖게 됐지. 이곳에서 같은 남방큰돌고래인 금등이(21세)·대포(18세) 형, 큰돌고래인 태지(10세) 동생을 만나 어울리면서 난 조금씩 안정을 되찾게 됐어. 형들에게 어리광쟁이로 불렸단다.

올해 3월까지 난 형·동생들과 함께 돌고래쇼를 했어. 난 너희 또래의 어린이 관람객이 제일 좋았어. 내가 물 위로 멋지게 점프하거나 사육사 형 누나를 태우고 물속을 빠르게 오가는 모습을 보면 어린이들이 가장 크게 박수를 쳐줬거든. 그러면 나도 힘이 불끈 나더라고.

공연이 힘들지는 않았느냐고? 뭐, 그렇진 않았어. 공연이라곤 하지만 내가 평소 즐겨 하는 놀이를 약간 변형시킨 거니까. 때때로 하기 싫거나 쉬고 싶을 때가 있긴 했지만 말이야. 내 주특기는 꼬리를 들어서 흔드는 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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