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1 16:53:36
실제로 교육부는 학교체육진흥법 시행 이전에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 학교 체육 활성화에 힘써 왔다. ‘토요 스포츠 데이’ 운영 학교에 체육 재능 기부자를 명예 교사로 파견하는가 하면, 학생 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교 축구와 고교 야구를 주말리그제로 전환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지난 2007년 8.1%에 불과했던 학교 스포츠클럽 등록률은 84.2%로 ‘수직상승’ 했다. 지난 2010년 694개에 불과했던 전국 초·중·고교 학생 전용 체육관 역시 지난해 1253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인천여자상업고등학교(이하 ‘인천여상’) 3학년 유슬기양은 중학교 시절 3년 내내 몸살·복통 등 잔병치레에 시달렸다. 누적 결석일은 30일을 훌쩍 넘겼고 체육 시간은 으레 ‘몸 사리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체육 활성화 학교’로 이름난 인천여상에 진학한 이후 그는 지금껏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반 석차도 중위권에 머물렀던 중학교 시절과는 달리 5등 이내를 유지한다. 변신 계기는 교내 건강경영반 활동이다.
“체육 담당 허태련 선생님의 권유로 건강경영반에 가입해 ‘줄리댄스’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줄리댄스는 ‘줄넘기 리듬 댄스’의 줄임말인데 허 선생님이 직접 개발하셨죠. 처음엔 힘들었는데 계속하다 보니 은근히 재밌더라고요. 그 매력에 빠져 운동을 계속 하게 됐습니다.”
◇자신감 찾고|비만 해결 등 긍정적 효과
박주영(40) 숭실대 스포츠심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재단법인 한국청소년건강재단이 시행한 건강교실 연구진의 일원으로 다양한 검사를 실시했다. 6개월 이상 학교 체육을 경험한 학생을 대상으로 정신 건강과 집중력 향상 정도를 알아보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그는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청소년일수록 운동을 통해 비만 해결 등 긍정적 신체 변화가 나타나면 정서적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운동이 야기하는 학업 향상 효과는 의학적으로 이미 증명됐다. “운동을 하면 뇌 혈류량이 증가합니다. 이때 뇌 신경망을 만드는 ‘뇌유리신경성장인자(BDNF, Brain Derived Neurotrophic Factor)’가 혈관으로 전달돼 집중력이 높아지죠.” 지난해 그는 이 이론을 입증하기 위해 서울 등촌중 1학년생을 대상으로 일명 ‘스트룹(Stroop) 검사’를 시행했다. 스트룹 검사란 운동 전후 집중력 향상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검사의 일종. 측정 항목 중엔 △격자판 종이에 100개(0~99) 숫자를 무작위로 쓴 다음 △피검자에게 특정 숫자를 제시하고 △1분 내에 그 다음 숫자를 순서대로 찾도록 하는 내용도 있었다. 해당 항목 실험 결과, 응답 학생 다수가 운동 전 7개밖에 못 찾았던 숫자를 운동 후 12개까지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앞서 한국청소년건강재단은 등촌중 학생을 대상으로 △헬스로빅(헬스와 에어로빅을 결합한 형태) △티볼(일종의 변형 야구) △피구 등 다양한 ‘뉴스포츠’ 종목을 체험하게 했다.
올해로 3년째 한국청소년건강재단 ‘운동 멘토’로 활동 중인 윤영민(한국체대 사회체육학과 4년)씨는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를 앓는 학생에게도 배드민턴·탁구 등 집중력 향상에 유용한 운동이 꽤 있다”고 귀띔했다. “원하는 방향으로 공 보내는 훈련을 거듭하면 집중력과 순발력을 동시에 높일 수 있어요. 인내력을 키우려면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좋고요. 제일 중요한 건 운동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는 거예요.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어김없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거든요. 그걸 억누를 엔돌핀이 생성될 때까지 운동을 계속하려면 스스로 재미를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②과제│ 여학생 체육 활성화 방안 "스포츠 관련 이력도 휼륭한 자소서 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