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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냄새'의 저자 이현수(50
·사진) 힐링심리학 아카데미 원장은 20여 년간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 진료를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심리 전문가다. 그는 이번 책에서 "일명 '양육 3·3·3 법칙'이 자녀의 평생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양육 3·3·3 법칙의 핵심은 '아이는 △만 3세가 될 때까지 △하루 최소 3시간은 엄마와 함께해야 하며 △3일 이상 엄마에게서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뇌는 3층 구조로 돼 있습니다. 호흡·체온 등 생명 유지를 담당하는 뇌간이 1층, 희로애락의 감정과 욕구를 처리하는 변연계가 2층, 생각·판단·충동조절 기능을 갖춘 대뇌피질이 3층에 각각 자리하고 있죠. 이 중 (대뇌피질의 기능에 해당하는)자아실현 욕구는 최상위 수준에 해당하기 때문에 1·2층에 있는 생명·안전·사랑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결코 제대로 발현될 수 없습니다."
이 원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아이는 태아 시절 1층 짓기를 완성한 후 적게는 15년, 많게는 20년에 걸쳐 2층 공사에 들어간다. 반면, 부모는 자녀가 2층을 채 완성하기도 전에 (자녀가 감당하기 버거운) 지적 자극을 쏟아 부으며 3층을 쌓으려고 한다. 정서적 안정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친 학습 부담이 주어질 경우, 효율이 떨어질 뿐 아니라 진학·진로 등 자아 실현의 꿈을 갖기도 어렵다는 얘기다.
"직장 다니는 엄마를 둔 아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더니 엄마가 퇴근한 후 최소 세 시간은 엄마 옆에 딱 붙어 지내더군요. 엄마 냄새를 맡으며 에너지를 충전하는 거죠. 이 시간을 잘 보낸 아이는 낮 동안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지냅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경우에도 이틀까진 충전해둔 배터리로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사흘이 넘어가면 어김없이 불안해하기 시작합니다."
이 원장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자녀를 학원에 보내야 한다면 초등 3학년 이전까진 예체능 교육에 집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체능 활동은 정서 뇌 담당 기관인 편도체를 자극시켜 부모가 없는 상황에서 긴장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 적정 시기를 놓쳤다면 조바심 내지 않고 차근차근 자녀에게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주 1회 아이를 웃게 하자' '잔소리 안 하는 날을 정하자' 등 작은 목표를 정해 실천해보세요. 아침에 집을 나서는 아이에게 '잘 다녀오라'며 팔 뒤꿈치를 살짝 만지거나 포옹하는 식의 단계적 스킨십을 시도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는 "양육 3·3·3 법칙의 핵심은 자녀와의 긍정적 교감 시간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라며 "뭔가 꼭 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떨치고 자녀와 함께해주는 것만으로도 자녀는 충분한 정서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