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공학자ㅣ남성에 뒤지지 않는 '체력' 갖춰라
김지훈 연구원이 대학(충남대 기계공학과)에 입학할 당시 동기 80명 중 여학생은 그를 포함, 달랑 두 명이었다. 그가 올해로 10년째 몸 담고 있는 나로호 발사체 연구팀 200명 중에서도 여성 연구자는 13명에 불과하다. "어느 집단에서건 소수가 적응하는 건 쉽지 않아요. 저 역시 남성 특유의 대화 주제나 문화가 익숙지 않았죠. 기계로 재료를 깎고 용접기를 들며 체력의 한계도 느꼈고요. 하지만 성실성이나 학업 성취도 면에선 여학생이 월등했어요. 제 과제를 베껴가는 남학생도 많았죠."(웃음)
김 연구원이 공학계열 학과에 진학한 덴 아버지 김유(69) 전 충남대 기계공학과 교수의 영향이 컸다. 어린 시절 그는 기름때를 묻힌 채 밤새워 일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마냥 보기 좋았다. "롤모델을 반드시 같은 성별로 정할 필요는 없어요. 하지만 출산·육아 등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이나 단체에 도움을 청하는 게 좋아요."
이혜성양은 육아와 일을 겸할 수 있는 노하우를 궁금해 했다. 김 연구원은 "'내가 일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이에게도 좋을 것'이라며 늘 주문을 왼다"고 말했다. "막내가 생후 10개월쯤 됐을 때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근무했어요. 얼마 전 막내가 직접 그린 우주선 그림을 내밀며 '나도 엄마처럼 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사회인으로 성공한 엄마는 자녀에게도 분명 긍정적 영향을 끼칠 거란 게 제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