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접수→상담→수사' 한 번에 처리
지난 4일 오후 3시. 서울지방경찰청 1305호에 놓인 6대의 전화가 '따르릉 따르릉' 정신없이 울려댔다. 전화기 너머 학교 폭력 피해 학생들의 불안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는 ○○초등학교 다니는 ○○인데요. 친구가 자꾸 카톡으로 '가만두지 않겠다'며 협박해요."
"같은 반 친구 ○○이가 '진따'라고 놀리고 괴롭혀요."
"친구가 하기 싫은 심부름을 계속 시켜요."
학생들의 이야기를 받아적는 상담사의 손도 빨라졌다. 방과 후인 오후 2~6시는 신고 전화가 가장 많은 시간. 서기용 센터장(서울지방경찰청 경정)은 "개학을 해서인지 신고 건수가 어제보다 두 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서 센터장에 따르면 서울 117센터는 다른 지역 117센터와 차별되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신고 전화를 받는 '117상담팀', 학교전담 경찰관인 '스쿨폴리스', 수사와 긴급출동을 담당하는 '1319수사팀' 등 세개의 팀이 센터 내에서 함께 움직인다. 신고 접수, 상담, 수사가 한 번에 이뤄지기 때문에 훨씬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병원이나 청소년상담센터와도 연계돼 있어 피해 학생의 정신적 치료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목표는 피해·가해 학생의 원활한 학교 복귀
신고가 접수되면 상담사는 피해 학생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상황을 파악한다. 단순한 친구 간의 다툼일 땐 후속 조치 없이 상담에서 그친다. 상담사가 가해 학생에게 전화를 걸어 중재에 나서기도 한다. "장난이라도 '진따'라고 놀린 건 잘못이에요. 친구에게 사과하세요." 엄마처럼 푸근하던 상담사의 목소리가 이때만큼은 호랑이처럼 변한다.
상황이 심각한 경우 곧바로 후속 조치를 취한다. 피해 학생에게 병원 진단이 필요하면 병원으로, 상담이 필요하면 상담기관으로 연결해준다. 수사가 필요한 경우 학교 폭력 전문상담 경찰관인 '스쿨폴리스'가 나선다. 서울 117센터에 소속된 스쿨폴리스는 모두 11명. 이들은 수사 지시가 떨어진 사건을 맡아 해결한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직접 만나 상담하고, 학교에서 학교 폭력 관련 강의를 하기도 한다.
동부교육지원청 관할 학교를 담당하는 스쿨폴리스 이상인 경위는 "117센터는 벼랑 끝에 몰린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곳이다. 여기서 해결해주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숨어 있는 피해자들을 찾아내 도와주고, 가해자들을 선도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지시 내용은 '1319수사팀'에도 공유된다. 1319수사팀의 주요 업무는 긴급출동. 피해 학생에게 자살 징후가 보이거나 등교 거부를 하며 방에서 나오지 않는 등 긴박한 상황일 때 현장으로 즉시 출동해 수사를 시작한다.
서기용 센터장은 "117센터의 목표는 가해 학생의 '처벌'이 아니다.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 모두 원활하게 학교생활을 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따라서 수사가 시작됐다고 해서 모두 처벌받는 것은 아니며, 가해 학생이 뉘우치고 서로 합의할 경우 사건이 종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