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황을 실감케 하는 '생활밀착형 지표'에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품목들이 등장해요. 대표적으로 라면이 해당하지요.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 소비자들은 외식과 같이 불필요한 소비를 먼저 줄이고, 비싼 식재료보다는 값싸고 간편한 라면을 더 자주 사먹게 된다는 것이지요.
최근엔 '즉석밥'도 경기를 엿볼 수 있는 생활 지표로 활용되고 있어요. 경기가 좋아져 소비심리가 풀리고 사람들이 바빠지면 값은 비싸더라도 편리한 즉석밥을 자주 사 먹고, 경기가 나쁘면 수고스럽더라도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병원 방문객 수도 경기 상태를 보여줍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성형외과 방문객이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에요. 또 불황 땐 심하게 아프거나 수술할 필요가 있을 정도가 아니면 사람들이 참고 견디기 때문에 감기 등 가벼운 증상의 환자들은 병원을 찾지 않아 병원 방문객 수가 감소하죠.
남성 정장도 경기 불황의 지표로 쓰입니다. 남성은 여성보다 유행에 덜 민감해 살림살이가 팍팍할 땐 정장 구매를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대신 화려한 넥타이가 불황기에 더 팔리죠. 최근 한 대형마트가 남성 정장 매출이 작년에 비해 20%가 줄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현재 경기가 아직 호전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