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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대신 '적성' 따져 선택… 불황에도 승승장구!

2012/12/26 15:10:17

◇장기인턴 기회로 현장 적응력 높여

한가람씨는 올 3월부터 7월까지 모터제어기기 개발 업체 컨벡스에서 연구 보조 인턴사원으로 일했다. 그가 장기간 인턴십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서울과학기술대가 마련한 장기인턴십 과정 '코업(Co-op, Cooperative Education) 프로그램' 덕분이다. 한씨는 "업무 숙련도가 향상되려면 적어도 3개월 이상은 한 가지 일을 지속해야 한다"며 "실제로 코업 프로그램을 수료한 후 현장 적응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재학생은 CJ대한통운이 마련한 'K트랙'을 통해 졸업 후 CJ대한통운의 정식 사원으로 채용된다. K트랙엔 중앙대 국제물류학과생만 지원할 수 있으며 최종 선발자는 CJ대한통운에서 장학금과 인턴 활동 기회를 제공받는다. 김성연씨는 지난 18일 CJ대한통운 K트랙 면접을 보고 왔다. "면접관이 전공 용어의 뜻을 묻기에 곧장 대답했더니 '물류학을 제대로 공부해 그런지 실력이 웬만한 대졸자보다 낫다'며 칭찬해주셨어요."

장학금 규모도 큰 편이다. 유안규씨는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의 경우 입학 성적과 학기당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면제해주는데 우리 학과 재학생 대부분이 등록금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광동씨는 △(학과 교수진이 출연하는)교수릴레이 장학금 △기업 장학금 등 3년 내내 꾸준히 장학금을 받았다. 해외 연수 지원금 혜택도 있다. 한준희씨는 학교 측에서 연 1회 항공료와 숙박비를 전액 제공받아 미국과 유럽 견학을 다녀왔다.

◇혜택만 좇다가 시간 낭비할 수도

다섯 학생은 본인의 학과에 대체로 만족했지만 몇몇 고충도 지적했다. 교수진과 학생 모두 '혜택에 따른 성과를 내놔야 한다'는 부담감이 너무 크다는 게 그 중 하나. "교수님들은 저희에게 산학협력 등 실무형 수업의 기회를 마련하려고 본인의 기업 관련 인맥을 총동원해 프로젝트를 따내세요. 하지만 이제 고작 학부 2학년생이 낸 성과로 학과 홍보에 나서는 건 교수 입장에서 큰 스트레스 아닐까요?"(한준희)

풍성한 혜택은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유안규씨에 따르면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생 중 일부는 자신의 진로와 무관한 혜택까지 욕심내다가 학업에 대한 갈피를 못 잡고 있다. "한 명은 휴학계를 내고 로스쿨 진학에 필요한 스펙을 쌓고 있어요. 학교에서 지원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때문에 필요한 공부를 제때 못했거든요. 혜택만 좇다간 자칫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습니다."

신생 학문을 바탕으로 한 학과의 경우 수업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다. 유씨는 "파이낸스경영학 수업은 경영학(학부)과 금융학(대학원) 커리큘럼이 혼재돼 있어 학부생이 따라잡기 만만찮다"고 말했다. 전공 강의 절반 이상이 영어로 진행되는 중앙대 국제물류학과의 경우, 김성연씨를 비롯한 대부분 학과생이 수업 이해에 애를 먹었다. 수험생 입장에선 특성화학과의 혜택을 따지기 전, 자신의 적성과 관심사부터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박광동씨는 고 3 때 열 곳 넘는 대학에서 합격증을 받아들었지만 의공학 기기 관련 연구를 하고 싶어 동국대를 택했다. "입시를 앞두곤 점수나 혜택에 맞춰 학과나 학교를 정하기 쉬워요. 하지만 제 주위에도 명문대에 진학했다가 학과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아 편입을 결심한 친구가 많아요. 수험생 여러분도 학과 정보를 꼼꼼히 알아보고 신중하게 지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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