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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생 100만명 시대] 학교·사회와 단절된 삶… 휴학생 34% "스스로 불쌍"

2012/12/10 03:00:34

취재팀과 인터뷰한 휴학생 100명 가운데 34명은 "스스로 불쌍하거나 안쓰럽게 느껴진다"고 답했다.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며 3학기째 휴학 중인 아주대 경영학과 조모(26)씨는 "친구들이 내가 휴학하고 공부하는 거 다 아니까 연락을 안 하는 것인데 소외되는 것 같아서 우울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고려대 행정학과 신모(25)씨는 "원룸촌에 살면 주변에 나처럼 밥 먹을 사람이 없는 휴학생들이 널렸다"고 말했다.

취재팀이 모바일 설문조사 업체인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휴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0.5%가 '휴학을 해도 목표를 이루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12.6%의 휴학생은 '외부와의 교류가 단절돼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외부와 완전히 단절한 채 살아가는 '은둔형 외톨이'들이 모이는 인터넷 카페에서도 "아무래도 조만간 은둔형으로 되돌아갈 것 같아요" "휴학하고 내 속으로 침잠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네요" 등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지난 4월에는 휴학 후 수년 동안 각종 공무원 시험과 공사 시험에 매달렸다가 뜻을 이루지 못한 광주의 한 대학 휴학생(28)이 모텔에서 목을 매 자살하는 일도 있었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광영 교수는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젊은이들이 현실에 좌절하거나 안주해 사회 활력을 떨어뜨리는 '하류(下流) 의식'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며 "우리 젊은이들도 하류 의식에 사로잡히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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