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09 16:07:43
교사 못지않게 학습 내용을 파악하는 건 물론, 교구까지 손수 만들어 가르치는 일명 ‘스마트 맘(smart mom)’이 급증하고 있다. 이은정 한국헤르만헤세 편집팀장은 “올해 (엄마용) 가이드북이 포함된 유아 서적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약 40% 증가했다”며 “유아기는 엄마와의 교감이 중요한 시기여서 (방법만 옳다면) 엄마표 교육이 학원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편에선 ‘전문가도 아닌 엄마가 아이를 가르친다’는 데 의문이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 맛있는공부는 스마트 맘 3인을 만나 그들의 경험담과 교육 노하우를 취합했다. 스마트 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전문가 조언도 곁들였다.
사례 1|조윤하씨
네 살 난 딸을 둔 조윤하(32·경기 성남)씨는 얼마 전 아이에게 영어를 직접 가르치기 위해 학원에서 영어독서지도사 과정을 수료했다. 요즘은 파닉스전문가 과정까지 수강 중이다. 육아휴직 도중 ‘엄마표 교육’에 관심을 가진 그는 우선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에서 정보를 수집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이 아이에게 맞을지, 이론적으로 검증된 방법인지 몰라 한참을 헤맸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등록한 학원에서 그는 영어교육 이론과 기술, 교구 활용법 등을 익혔다. “학원에서 제대로 배우고 나니 아이를 보는 ‘눈’이 생겼어요. 인터넷에 의존할 땐 아이의 학습 속도가 조금이라도 더디면 ‘왜 효과가 없지?’라며 금세 실망하곤 했거든요. 인터넷에서 보고 무작정 따라 하던 방법의 이론적 기초와 효과를 알고 나니 한결 덜 불안하더라고요. 올바른 교육법을 실천한 덕분인지 요즘은 아이가 수업에 집중하는 시간도 늘고 영어에 대한 거부감도 줄었습니다.”
사례 2|박자영씨
올해로 6년째 두 자녀를 직접 가르치고 있는 박자영(35·서울 구로구)씨는 ‘아이의 성향과 흥미에 맞춰 수업할 수 있다’는 점을 엄마표 교육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하루는 우주에 대해 가르치면서 태양계 관련 수업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아이가 태양계보다 별자리에 더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곧장 수업 주제를 ‘별자리’로 바꿨죠. 이런 ‘맞춤형 수업’은 엄마표 교육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씨는 큰딸 김서희(8)양이 세 살 때부터 이웃 엄마들과 ‘품앗이’ 교육을 시작했다. “혼자 가르치다 보니 제 교육법이 바른지, 아이들 학습 수준은 어떤지 확신이 안 섰어요. 교육 기준을 세우고 아이들에게 또래와 어울릴 기회도 줄 겸 품앗이 교육을 시작했죠.”
박씨는 게임 등을 활용, 아이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인다. 예컨대 ‘교과서 연계 독서’를 할 땐 ‘책 찾기 놀이’를 하는 식이다. 그는 한 가지 주제를 제시하고 집안에서 관련 책을 모두 찾아오게 한 다음, 표지 그림을 소재로 대화하거나 그림을 그려보는 방식으로 지도한다. 박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배울 내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초등 6학년 교과서까지 구비했다”며 “학교 교육이 통합교과형으로 바뀌는 추세여서 엄마가 흐름을 잡지 못하면 자칫 단편적 지식만 가르치게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례 3|최미향씨
최미향(32·경북 포항)씨는 다섯 살 아들에게 한글·한자·영어 등을 직접 가르친다. 아들이 첫돌을 갓 지났을 무렵, 창의력 교구 관련 방문학습 상품에 가입했지만 효과가 신통찮았기 때문. 그는 “강사 방문 시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아이 컨디션에 관계없이 수업이 진행돼 효과가 반감되더라”고 말했다. 최씨의 자녀 교육 비결은 다양한 교구 활용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재미를 느낄 방법 찾기에 주력한다. “제 경우 게임을 주로 활용했어요. 한글을 가르칠 땐 단어 카드를 바닥에 뿌려놓고 문제를 낸 후 아이가 정답 카드를 들고 오면 스티커를 주곤 했죠.”
최씨는 “책이나 인터넷에 제시된 ‘모범 사례’에 자기 아이를 끼워 맞춰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아이 성향에 안 맞는 교육법을 강요하면 되레 역효과만 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이를 학원에 보내는 대신 엄마가 직접 가르치는 가장 큰 이유는 ‘즐겁게’ 공부시키기 위해서예요. 결과에 지나치게 연연하면 오히려 아이와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