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가 ‘독하게’ 공부할 수밖에 없는 이유
나란씨는 가톨릭대학 성심교정(경기도 역곡)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한 후 올해 초 본교 심리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굳이 편입을 택한 이유를 묻자 나란씨는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야 했다”고 대답했다.
“몽골 현지에서 상담심리 전문가를 양성하는 게 꿈이에요. 그러려면 교수가 돼야죠. 빨리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어요.”
서른둘이라는 나이도 나란씨를 서두르게 한 이유다. 7남매 중 둘째인 나란씨는 동생들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결혼도 미뤘다. 동생들이 모두 대학에 진학했지만 아버지의 수입만으로는 역부족이었기 때문. 그 때문에 나란씨는 요즘도 매일 새벽 2시까지 공부하다가 잠이 든다.
“3학년에 편입했기 때문에 4학년 마치고 졸업하려면 매 학기 6과목씩 전공과목을 들어야 해요. 주 중에는 매일 한 과목씩 그 주의 강의 내용을 익히기로 마음먹었죠. 일요일에는 주간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요. 2년째 공부‘만’ 하면서 살고 있어요.”(웃음)
나란씨가 이렇게 강행군을 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어 실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학생들은 한국어능력시험(※국립국제교육원 주관 ․ 전체 6등급으로 6급이 최고 단계)에서 3급 이상을 취득하면 대학 입학 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나란씨는 5급을 따냈다.
“어학연수 할 때부터 남들보다 좀 더 열심히 했어요. 집에 있을 때는 매일 TV를 틀어놓고 한국말을 들었어요. 수업과 복습은 기본이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신부님께서 소개해주신 분들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죠.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라 제 언어습관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하나하나 고쳐주셨어요. 하루 24시간 내내 한국어를 공부하는 셈이었죠. 면접 때 저를 보신 한 교수님께서는 ‘나란씨 어학실력이면 심리학과 공부하는데 큰 문제가 없겠다’고 격려해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