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18 16:57:51
이 교사가 이번엔 다소 복잡한 질문을 던졌다. "자전거 뒷바퀴를 1회 회전시키려면 기어(1~7단) 비율에 따라 페달을 각각 몇 번 밟아야 할까요?" 학생들은 질문의 의미를 되짚으며 '고단 기어에선 힘들지만 속도가 빠르고 저단 기어에선 힘이 덜 들지만 속도가 느린 이유'를 이해했다. 이어진 순서는 '문제 해결 과정'. 학생들은 이 교사와 머리를 맞대고 '바퀴 지름이 60㎝인 자전거가 시속 18㎞로 달릴 때 자전거 바퀴는 1분에 몇 바퀴나 구를까?'란 문제의 답을 찾느라 골몰했다.
수업은 총 100분간 계속됐다. 하지만 학생 중 누구도 딴청 피우지 않았다. 또래 아이들이 재밌어할 만한 얘기와 퀴즈 등으로 대부분의 수업이 채워진 덕분이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교사의 질문에 대한 참여도도 높은 편이었다. 조영서(서울 숭의초등 4년)양은 "퍼즐·게임 형식으로 수학을 배워 그런지 전혀 질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윤서(서울 경복초등 4년)양도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단순 계산이 많아 지루했는데 여기선 재밌는 얘길 통해 수학을 익혀 시간이 금세 흘러간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으로 학생들은 자전거의 구조와 구동 원리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비·원주율·원둘레 등)와 과학적 원리(힘과 운동 등)를 한꺼번에 배웠다. 융합형 교육, 즉 '스팀(STEAM)형 교육'〈키워드 참조〉의 적용 현장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STEAM형 교육 확산을 목표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국 80개 학교를 'STEAM 리더스쿨'로 선정, 시범 운영 중이다. 올 4월 2일엔 '2012학년도 STEAM 리더스쿨·교사연구회 발대식'도 개최됐다. 내년부터 중등 과정에 도입되는 '스토리텔링 수학' 역시 융합형 교육의 하위 개념이다. 하지만 정작 이 같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적절한 대비법을 몰라 혼란스러운 게 사실이다. 한태훈 CMS에듀케이션 영재교육연구소장은 "아직은 도입 초기 단계이다 보니 현장 적용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가르치는 '내용' 자체가 아니라 '방법'이 바뀌는 것이므로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융합형 교육 방식 도입 이후 가장 중요해지는 개념은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이다. 한 소장에 따르면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이란 '수학과 관련, 내가 아는 내용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이다. "융합형 교육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교육 방식이 아닙니다. 일부 영재교육원에선 이미 도입, 시행 중인 교육법이에요. 10여 년간의 교육 경험에 비춰볼 때 융합형 교육 방식의 보급은 지금보다 훨씬 많은 학생의 학습 동기 유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