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8 16:12:16
시험, 차라리 자주 보면 어떨까요?
이주호(이하 ‘이’): 얼마 전 중간고사가 끝났다. 고등학교는 시험범위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교과서 기준 100쪽을 넘기는 과목도 있었다. 중간고사는 3주 전, 기말고사는 4주 전부터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평소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모의고사 문제집을 풀던 친구들이 하나둘 교과서를 읽기 시작하면 ‘시험이 다가왔구나’ 싶어 덩달아 긴장된다. 줄곧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보니 시험이 끝나도 공부해야 할 것 같아 멍한 상태가 된다. 우리끼리 농담 삼아 ‘시험 후유증’이라고 부르는 증세다.
심수연(이하 ‘심’): 중간·기말고사 기간에만 ‘반짝’ 공부하니까 끝나면 정신없이 놀게 된다. 여자아이들은 주로 노래방에 간다. 시험 끝나고 학교 근처 노래방에 가면 전교생을 다 만날 수 있다(웃음). 한 학기에 시험이 달랑 두 번이어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시험을 자주 보는 게 낫지 않을까.
박윤상(이하 ‘박’): 남자아이들은 시험이 끝나면 일단 소리를 지르며 학교를 뛰어다닌다(웃음). PC방에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나 역시 중간·기말고사 두 번만 시험을 볼 게 아니라 수시로 평가해야 이런 압박감이 줄어들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명(이하 ‘제’): 도서관에 앉아 교과서를 달달 외우며 시험에 대비하곤 한다. 혼자 공부하니 학교에서 배운 지 한 달 정도만 지나도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시험을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시험 범위가 줄어야 나처럼 혼자 공부하는 학생도 부담이 덜할 테니까.
최아라(이하 ‘최’): 초등 5학년 때부터 중간·기말고사가 없어지고 단원 평가를 치렀다. 중학교에 와서 막상 제대로 된 시험을 보려니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싶어 막막했다. 중간·기말고사는 ‘진짜 내신’이란 압박이 있어 긴장하며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보다 내 생각엔 ‘집중이수제’(특정 과목을 지정된 학기나 학년에만 집중적으로 학습하는 제도)가 문제다. 우리 학교는 한문 과목을 집중이수제로 배우는데, 한꺼번에 몰아서 외워버리니 금세 잊힌다.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하는 건데 3년간 학습할 범위를 몰아서 배우려니 진도 나가는 데만 급급하다. 시험 다음 날부터 곧바로 수업 들어가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