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4 16:52:04
나병률 김천고 교장은 민족사관고(이하 ‘민사고’) 설립 핵심 멤버 출신으로 민사고 부교장을 역임했다. 그는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김천고에 취임하자마자 대대적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일단 국어·영어·수학 교과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실력 있다고 소문난 교사 21명을 신규 채용,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15명까지 낮췄다. “자율고의 성공은 ‘눈에 보이는 진학 성과’에 달려 있으며, 학교가 바뀌려면 교사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지론에 따른 조치였다.
실제로 교사진의 우수한 역량은 김천고의 자랑거리다. 비결은 치열한 경쟁 체제. 김천고 교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연간 2회 학부모 공개수업을 진행한다. 방과 후 학교 수업을 개설하려면 외부 강사와의 경쟁을 거쳐야 한다. (김천고엔 교과별·수준별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이 40여 개 운영되고 있다. 학교 측은 신청자가 다섯 명 이상만 되면 야간·주말 특강도 개설해준다.)
김천고는 3학기제로 운영된다. 1학기는 2월부터 6월까지, 2학기(여름학기)는 7월부터 8월까지, 3학기는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다. 여름학기 땐 스포츠 등 각종 체험활동과 수준별 집중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은 100% 학생이 선택하게 돼 있다. 해외 대학 진학 준비생이 모인 국제반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2012년 10월 현재 국제반 재학생은 2학년 5명, 1학년 14명 등 총 19명. 수업은 정규 교육 과정에 SAT와 AP 과목이 더해지는 형태로 운영된다. 학생 지도는 과목별 전문 교사가 맡는다. 지난해의 경우 1학년 5명이 SAT II 수학 시험에 응시해 4명이 만점(800점)을, 1명이 780점을 각각 받았다. 학교 측은 2013학년도 국제반 정원을 28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김천고의 혁신 뒤엔 재단과 동문회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현재까지 마련된 장학 재원은 40억원. 국가 지급분 등을 제외한 교내 장학금만 해도 연간 2억5000만원에 이른다. 학교의 변화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먼저 알아차렸다. 자율고 전환 이전 60명이 채 안 됐던 김천 외 지역 학생은 올해 140여명이 됐다. 구미·상주·성주 등 인근 지역은 물론, 서울·경기 등 수도권 출신 재학생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나 교장은 “김천고가 ‘제2의 민사고’로 평가받을 때까지 재단과 교사, 학생 모두가 합심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대신고] '범재'를 '영재'로 키운다… 진로 프로그램이 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