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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떠들며 공연 즐길 '꼬마 관객' 환영합니다

2012/10/07 16:03:50

엄마·아빠를 찾느라 두리번거리던 아이들, (공연이) 언제 시작되느냐며 떼쓰던 아이들은 극장 내 불이 모두 꺼지고 무대 조명이 사회자인 '이야기 할아버지'를 비추자 이내 조용해졌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시선을 사로잡은 이야기 할아버지는 이내 '비눗방울 마술'을 선보이며 어린이 관객의 입을 떡 벌어지게 했다.

이날 공연에선 △하녀의 잔꾀 △여우와 두루미 △시골쥐와 서울쥐 등 어린이에게 친숙한 이솝 우화 세 편이 릴레이 방식으로 펼쳐졌다. 가장 큰 볼거리는 배우들의 화려한 곡예, 그리고 간간이 등장하는 마술이었다. 극 중 배우가 무대를 가득 채운 비눗방울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잡았을 때, 아무것도 없던 사회자의 손바닥 위에 생쥐 한 마리가 갑자기 등장했을 땐 부모 관객이 자녀보다 더 놀라기도 했다. 아이들이 지루해한다 싶으면 배우들은 갑자기 객석으로 뛰어들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럴 때마다 공연장은 자기 얘길 서로 먼저 하겠다는 어린이들로 순식간에 왁자지껄해졌다.

공연 직후 극장을 나서는 관객의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생후 30개월 된 아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송지연(27)씨는 "책으로 이미 접한 내용인데도 아이가 '책보다 훨씬 재밌다'고 좋아했다"며 "특히 비눗방울 마술 장면이 나올 땐 무대에서 눈을 못 떼더라"고 말했다. 세 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아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진성군(32)씨는 "평소 아이와 함께할 시간이 모자라고 같이 놀 거리도 마땅찮아 고민이었는데 오늘 공연은 어른도 지루하지 않게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며 "앞으로는 종종 아들과 함께 이런 공연장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솝상자'는 폐막일을 따로 정하지 않은 '오픈런(open run)' 공연인데도 연일 매진 사례가 이어질 정도로 관객 반응이 뜨겁다. 초등 3·4년생인 두 자녀의 어머니이기도 한 이란아(38) 연출가는 "관객의 입장에서 '내 아이와 함께 보고 싶은 공연'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기획해 관객의 호응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매주 토·일 오전 11시(60분 공연). 만 24개월부터 입장 가능. 문의 (02)3672-8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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