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내용 자체가 고민이었어요. 저는 괜찮은데, 이 책을 보신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염려됐어요. 사실 저는 원망스럽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럽거든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저 하나만을, 제 교육만큼은 신경 써주셨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죠.”
또래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해야 했던 가정환경은 승덕 군에게 자립심을 길러주었고, 이것은 훗날 ‘자기주도학습’의 기초가 됐다. 어머니의 일터와 붙어 있던 단칸방은 ‘미래의 수능 만점자’를 길러낸 최고의 배움터가 됐다. 맞벌이 부부였던 부모님은 퇴근 후 직접 승덕 군의 가정교사를 자청했다.
“교육에 있어서 두 분은 엄격하고 열정이 넘치셨어요. 아버지께는 수학을, 어머니께는 한문을 배웠죠. 수학경시대회를 준비할 때는 아버지께 주말에 세 시간씩 특훈을 받았어요. 회계학을 전공하셨는데, 중학교 때까지 저의 개인 수학교사가 되어주셨죠. 고등학교 때 처음 본 한자 공인 자격증 시험에서 2급을 취득할 수 있었던 건 어머니 덕분이에요. 어머니는 제게 어릴 적부터 매일 한문을 쓰게 하셨거든요. 지겨울 때도 있었지만, 어느새 실력이 쌓여 이제 웬만한 한자는 거의 막힘없이 읽을 수 있게 됐죠.”
사교육 대신 부모님에게 받은 교육. 여기에는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서는 배울 수 없는 중요한 가치가 숨어 있었다. 승덕 군은 “실질적으로 부모님께 배운 것은 지식이 아닌 절제력과 동기부여”라고 했다.
“어머니가 솔선수범하시는 모습에서 절제력을 배웠어요. 시험기간에 제가 밤새 공부할 때면 어머니도 옆에서 같이 책을 읽으셨거든요. 직접 모범을 보여주신 거죠. 수학에 재능을 보이긴 했지만, 처음 경시대회에 나갔을 때는 상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께 수학 지도를 받으면서 차츰 더 나은 상을 받게 됐어요. 경시대회에서 처음으로 좋은 상을 받았을 때 평소 무뚝뚝하던 아버지가 뭉클해하시는 모습을 보게 됐어요. ‘아, 이거구나!’ 확실한 동기부여가 됐죠.”
내신 1등급을 위해 “완벽주의가 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