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3 16:51:44
“내가 좀 기다리지, 뭐.” 지난해 하반기 채용 최종면접 당시 박용만(57) 두산그룹 회장은 KTX 고장에 따른 연착으로 면접에 지각한 신입사원 지원자를 30분간 기다렸다. 두산그룹이 인재 선발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이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에피소드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사람이 미래다’란 슬로건 아래 다양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자질을 갖춘 인재라면 누구든 선입견 없이 등용하겠다’는 그룹의 방침은 최근 ‘전공 파괴형 직원 채용’으로도 이어졌다. 안재헌(43) 두산중공업 리크루팅팀장은 “지난해 하반기 채용 때 서울 소재 모 대학 외교학과 출신의 한 여성 지원자가 자신이 대학 1학년 때부터 에너지 분야에 얼마나 관심을 쏟아왔는지 입증하는 기록물을 200쪽 넘게 묶어 면접장에 나타났다”며 “에너지 관련 세미나나 포럼 등에 7년 이상 참여한 증빙 자료를 제출하며 자신의 관심사를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데 채용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 말했다. 그 지원자는 입사식 때 신입사원 대표 선서 낭독자로 뽑히기도 했다.
안 팀장은 “모든 지원자는 입사가 결정된 후 소정의 직무 교육 과정을 거치며 훈련받는다”며 “따라서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원하는 건 당장 써먹을 수 있는 능력보다 본인(이 맡게 될) 업무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ㅣ“학벌 좋아야 일도 잘한다”는 건 옛날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