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6 15:48:44
초등 2년생 아들을 둔 정한백·홍경민 부부는 집에서 보내는 주말이 거의 없다. 한 달에 두세 번은 온 가족이 오토캠핑장을 찾거나 서울 근교 나들이(혹은 등산)에 나선다. 평일 저녁엔 세 가족이 만사 제쳐놓고 이야기 삼매경에 빠진다.
하지만 4년 전만 해도 상황은 지금과 정반대였다. 부부가 맞벌이 생활을 하다 보니 아이와 애착 관계를 잘 형성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다. 홍씨는 “한번은 아이 유치원에 갔는데 엄마에게 달려와 안기는 여느 아이들과 달리 우리 아들은 날 보고도 시큰둥하더라”라며 “아이가 엄마인 날 ‘(옳고 그름을 따져 야단만 치는) 엄한 훈육자’로만 여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후 홍씨는 부모교육 강연장을 쫓아다니며 ‘좋은 엄마 되는 법’을 공부했다. 강연에서 배운 내용은 되도록 남편과 공유했고, 좋다는 자녀교육서는 함께 읽었다. 시간이 날 땐 둘이 함께 교육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부부간 대화가 크게 늘었다. 홍씨는 “예전엔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엄마인 내 잘못’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남편과 대화를 시작한 후 그런 부담을 덜었다”며 “남편도 나 못지않게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인 만큼 아이에 관한 한 어떤 문제든 상의해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부부가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듯 아이와 눈 맞추며 얘기하는 습관을 갖게 되면서 아이와의 관계는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요즘 두 사람은 자녀를 대하는 태도나 교육 방향 등에서 ‘공통 원칙’을 정해 실천한다. 이를테면 학습 지도를 맡은 정씨가 ‘아이가 수학 무슨 무슨 단원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하면 둘이서 해결책을 고민하고 아이와도 의논한다. 아이가 뭘 사달라고 떼쓸 때도 ‘(사줘도) 된다, 안 된다’ 옥신각신하기보다 부부의 공통 의견(‘엄마 아빠가 얘기해봤는데 전에도 비슷한 장난감을 샀으니까 오늘은 안 돼’)을 정한 후, 그 결과를 아이에게 단호하게 전달한다.
정씨는 “자녀교육의 시작은 부부간 대화”라고 강조했다. “아내·아들과의 대화가 늘면서 우리 가족을 더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엄마만 달라져도 가정의 모습이 확 바뀌지만 아빠가 동참하면 변화 속도는 한층 빨라집니다.”
case ② 현진·이제경 부부
교육관은 통일하되 역할 분담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