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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독서 특집] ① 페스티벌로 왁자지껄 즐기다

2012/09/09 15:24:17

◇“격식 따지지 마라”… 슬리퍼 차림도 ‘오케이’

이채관 와우책문화예술센터 대표는 “처음엔 (북 페스티벌 운영이) 정말 어려웠다”고 말했다. “책으로 축제를 연다니 의아해하는 분이 많았죠. ‘책은 엄숙하게, 밀폐된 공간에서 보는 거 아냐?’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때였으니까요.” 하지만 서울와우북은 7년여의 역사를 거치며 줄잡아 30만 명이 찾는 도심 속 대표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도서관에서 개최 노하우를 배워갈 정도. 매년 행사 기간이면 원하는 책을 ‘싹쓸이’하기 위해 트렁크까지 끌고 행사장을 누비는 이색 관람객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올해 행사는 오는 18일부터 엿새간 홍익대 근처 주차장 거리(약 2km 구간)에서 열린다. 특히 눈에 띄는 건 ‘방황하는 청춘’을 보듬는 프로그램이 많아졌다는 점. ‘글씨, 청춘을 껴안다’ 전(展)을 여는 강병인 캘리그래퍼는 “청춘의 열정·도전·자유를 녹여낸 한글 글씨체를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글씨보다 인쇄체에 익숙한 아이들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출판사 편집장이 말하는 ‘내 청춘을 움직인 책’ 관련 전시도 마련된다. 교육자이자 아동문학가였던 고 이오덕 선생(1925~2003) 10주기를 맞아 대안교육에 주목하는 좌담회도 열린다. 왕따, 청소년 비행 등의 주제가 다뤄질 예정.

이 대표는 “올해 행사의 70여 개 프로그램은 전부 가족 대상”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행사가 열리는 카페에서 온 가족이 마주 앉아 ‘공부해야지’ ‘학교는 재밌니’처럼 뻔한 얘기 말고 책을 매개로 대화를 나눠보세요.” 행사장 지척에 있는 상수동 카페 골목, 홍대 우동집 등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대표에 따르면 서울와우북을 찾을 때 ‘만반의 준비’ 같은 건 필요 없다. 트레이닝복 입고 슬리퍼를 질질 끌고 다녀도 눈치 주는 사람 하나 없는 ‘소박한 도시 여행’인 셈. 모든 행사가 무료로 진행되는 점도 반갑다.

●문의: (02)336-1584 www.wowbookfes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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