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3 16:58:00
◇시력 대신 '절대음감'을 갖고 태어난 아이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에서 만난 예은이는 여느 또래 소녀와 다름 없이 밝고 명랑했다. 예은이는 "최성봉 오빠가 직접 집으로 찾아와 두 번 정도 함께 연습했다"고 말했다. "오빠 목소리는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의 끝 부분처럼 웅장한 느낌이에요. 저도 성악을 배우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오빠와 음악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예은이는 선천적으로 안구가 없이 태어났다. 한 살 때 지금의 부모님을 만나 입양됐다. 예은이 아버지 유장주(44세) 씨는 "나조차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1급 판정을 받은 지체장애인이기 때문에 장애를 가진 아이에 대한 편견은 없었다"고 했다.
"우연한 기회에 잠시 예은이를 맡아 기르게 됐어요. 예은이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기여서 아내와 제 맘에 쏙 들었죠. 장애인 공동체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아내가 먼저 입양하자고 제안했어요."
예은이는 세 살 때부터 피아노에 소질을 보였다. 평소 아빠가 틀어주는 동요와 클래식 곡의 음을 귀로 익혀 어느 순간 피아노로 연주하기 시작했다. 앞 못 보는 예은이에게 피아노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장난감이었다. "피아노 소리가 마치 기분 좋은 산들바람 소리 같았어요. 소리가 예뻐 자꾸만 치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피아노를 치면 행복해져요."
하지만 피아노 선생님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악보를 볼 수 없는 예은이를 선뜻 맡겠다는 선생님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예은이는 집에서 홀로 연습했다.
예은이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건 지난 2007년. SBS TV '생방송 투데이', '스타킹' 등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앞서 예은이의 연주 동영상이 인터넷상에서 엄청난 화제를 모은 게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