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는 복수전공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을 '융합교육의 날'로 지정, 운영한다. "수많은 학생이 복수전공을 희망하지만 그 중 상당수는 필수과목 수강일이 겹치는 바람에 이수를 포기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융합교육의 날만큼은 전 학과에 '필수과목 강의 개설 지양'을 요청, 재학생이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임 총장은 이와 더불어 8학점 리더십 인증제(HELP, Hanyang Essential Leadership Plus)와 사회봉사 활동 강화 등 인성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사회로 불리는 21세기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여러 지식 분야에 걸쳐 있어 복합적 성격을 지닙니다. 이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려면 기존의 '지식 전달(전수)형 교육'에서 벗어나 지식을 스스로 창출하고 응용하며 적응할 수 있는 '기초 능력 배양형 교육'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 같은 맥락에서 한양대학교는 창의(Creativity)·소통(Communication)·통섭(Consilience)을 겸비한 일명 '3C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터 닦기 비교과 교육 △우물 파기 교양 교육 △돌탑 쌓기 전공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은 오래지 않아 성과로 이어졌다. 한양대학교는 최근 교육과학기술부 시행 ACE(학부교육 선진화 선도 대학) 사업 대상 대학으로 선정돼 '교육역량 강화 사업' '(산학협력 선도 부문)링크 사업' 선정에 이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이와 관련, 임 총장은 "글로벌 명품 인재 육성을 향한 한양대학교의 노력이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개별 학과 투자 기준은 '미래 경쟁력'
경제학자 출신인 임 총장은 대학의 재정 효율성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과별 자율책임경영제'를 도입하고 교육·연구·국제화·취업률·발전기금 등 5대 영역에서 성과평가제를 실시하는 등 학사 운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대외 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현 상황에서 저마다 특성이 다른 104개 학과에 획일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시대착오적입니다. 따라서 우리 대학은 학과별 성과를 평가할 때 경쟁 대학 유사 학과와 비교한 후 우수 학과를 가려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임 총장이 말하는 '우수 학과'의 대표주자는 일명 '한양다이아몬드학과'로 불리는 정책학과·파이낸스경영학과·소프트웨어전공·미래자동차학과·융합전자공학부·에너지공학과(이상 서울캠퍼스)다. 이 학과들 재학생에겐 장학금 지원, 대기업 취업 혜택, 진로 지원 등 학교 차원에서 전폭적 혜택이 주어진다. '명품 학과'는 에리카(ERICA)캠퍼스에도 있다. 전문화·특성화된 전공을 앞세운 약학과·실용음악학과·광고홍보학부·문화콘텐츠학과 등이 대표적. 내년에 신설되는 로봇공학과(공학대학)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보험계리학과(경상대학)도 주목받고 있다.
◇장학제도, '부담 능력' 중심으로 개편
한양대학교는 올해 장학금 수혜 대상자 선정 기준을 '성적'에서 '부담 능력'으로 변경했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형편상 수업료 부담이 버거운 학생'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장학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것. 임 총장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조치"라며 "다만 구체적 장학금 운용 업무는 개별 단과대에 일임, 전공별 가치 기준에 적합한 인재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갈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장학제도 개편과 함께 '교내외 일자리 창출'을 통한 간접 지원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학비나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아르바이트하는 학생을 학교 차원에서 수용하기 위해 교내 도서관이나 단과대학 행정팀 아르바이트 채용 직종과 인원을 대폭 늘릴 예정입니다. 대학 주변 상점과 연계해 우리 학교 재학생이 아르바이트를 하면 학교 측이 소정의 임금에 추가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안도 계획 중입니다." 학생 복지를 위한 학교 측 노력은 기숙사 정책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단 부족한 기숙사 시설을 보완할 수 있도록 캠퍼스 인근 원룸을 학교 차원에서 일괄 임대해 약 100명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고 있다. 내년엔 15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400명 규모의 기숙사를 신축할 예정이다.
"한양대학교는 '인풋(input)보다 아웃풋(output)이 훌륭한 대학'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제 임기 동안 이런 평판이 더욱 공고해지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가장 시급한 건 '뉴 한양(New Hanyang) 2020' 비전을 통해 브랜드가치·인적자원·재정 등 3대 요소를 2008년 대비 배 이상 향상시키는 겁니다. 아울러 개교 100주년을 맞는 2039년엔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도 정했습니다. 올해도 재능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학생이 많이 입학해 한양대학교에서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