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9 15:01:15
얼마 전, 서울로봇고(서울 강남구 광평로) 교무실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인데요. 서울로봇고에 진학하려면 뭘 준비해야 하나요?” 서울로봇고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내년 3월 ‘전국 유일의 로봇 분야 마이스터고’로 개교하는 서울로봇고는 여러 개의 학과로 구색을 맞춘 여느 마이스터고와 달리 단일 학과(첨단로봇과)로 운영된다. 전국단위 모집인원 48명을 포함, 신입생 160명은 이곳에서 콘텐츠 제작부터 운용·유지보수·플랫폼·생산까지 ‘로봇의 모든 것’을 배운다. 신입생은 1학년 때 공통 교과를, 2학년 이후엔 각자의 재능별로 협력 업체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노태석 교장에 따르면 ‘단일 전공 개설’ 방침은 졸업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 중 하나다. “학과를 세분화하면 기업이 졸업생을 채용할 때 인기 학과 학생만 찾습니다. 반면, 학과를 하나로 통합하면 졸업생 전원이 채용 검토 대상에 오르므로 학생 입장에선 취업 기회가 한층 넓어집니다. 자신의 주전공에 한정되지 않고 좀 더 넓은 분야를 배우며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죠.”
서울로봇고 교육과정의 혁신적 개편엔 노 교장의 오랜 실무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한국통신(KT) 부회장 출신인 노 교장은 기업에서 30년간 재직하며 로봇 관련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지난 2006년엔 KT 로봇개발팀이 정부와 합작해 내놓은 유아용 교육로봇 ‘키봇’ 제작을 지휘하기도 했다. 그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한국로봇산업협회 등의 적극적 추천으로 개방형 교장에 응모했다. “민간기업에 있다가 교육계로 오니 학생들이 ‘못 써먹는’ 지식을 배우는 게 보였어요. 산업체는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데 교육계 변화는 너무 더디고 태만한 거죠.” 그는 기업 실태에 정통한 자신의 장점을 무기로 로봇업체에 정말 필요한 인재 배출에 힘쓸 예정이다. “신입사원을 교육하는 데 드는 수개월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맞춤형 인재’로 키워 내보낼 생각입니다. 우리 학교에 들어온 고객(학생)이 전원 원하는 직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고객만족경영’을 펼치겠습니다.”
중졸 학력으로 입사한 후 직장에 다니며 학사(한국방송통신대학교)와 석사(경영학), 박사(산업경영학·이하 카이스트) 학위를 모두 받은 노 교장은 “나 자신이야말로 진정한 ‘선(先)취업 후(後)진학’의 모델”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조기취업·평생학습·행복명장’이란 로봇고의 슬로건을 가리키며 “모두가 대학에 가는 게 정답은 아니다”라며 “부모가 생각만 바꾸면 아이의 미래는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 간부 출신
백기흠 한국원자력마이스터고 교장
국내 발전소 12기 건설 예정… 취업 전망 밝아산학협력 계약 등 학교 발전 방안 직접 챙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