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7 03:54:05
요즘 부쩍 ‘주체성 없는 초등생’이 늘고 있다. 매사 본인이 직접 생각해 움직이기보다 누군가의 지시를 수동적으로 따르려는 아이가 많아진 것. 이런 아이일수록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한 가지 일을 마칠 때마다 과연 잘한 건지,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를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한다. 이런 아이들은 십중팔구 중학교 진학 이후에도 뭔가를 계획하고 행동하는 일에 서툴러 성적 관리나 기타 학교생활 측면에서 뒤처지게 된다.
이런 현상 이면엔 그릇된 가정교육이 자리 잡고 있다. 모든 교육이 ‘부모가 원하는 대로’ 이뤄지는 환경에서 자녀가 스스로 뭔가를 해볼 기회를 자꾸 박탈당하는 게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주영 경기 안산교육청 위(Wee)센터 실장(전 경기 군포 당정초등 상담교사)은 “요즘 엄마들은 자녀가 자신에게 필요한 걸 찾아 스스로 해낼 때까지 좀처럼 기다려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금 유·초등 연령대 아이들이 받고 있는 교육은 대부분 엄마의 욕구에 따라 시작된 겁니다. ‘이맘때 손가락이 발달한다고 하니 피아노를 가르쳐야지’ ‘늦어도 다섯 살부터는 영어를 배우게 해야 하지 않을까?’ 등 엄마가 짜놓은 계획 속으로 아이를 구겨 넣는 거죠. 그러다 보니 아이가 뭔가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할 기회는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유·초등 시기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충분히 경험해야 하는데, 그 기회를 뺏기는 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