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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방학 때 학원 논술수업도 잠깐 들어봤어요. 수학논술만 가르쳐주고 과학논술 수업은 따로 없어 고민이었죠. 때마침 방과 후 학교 수업에서도 논술 강좌가 개설된다기에 듣기 시작했는데 과학 교과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교과 간 통합 논술 대비 요령까지 체계적으로 가르쳐줘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송현섭·3년)

“올 4월부터 논술학원 등록 여부를 고민했어요. 학원에 다니면 버리는 시간이 많거든요. 게다가 대부분의 논술학원은 겨울방학 때 개강하기 때문에 중간에 들어갈 만한 곳도 마땅찮더라고요. 그러던 중 친구 추천으로 교내 방과 후 논술 수업을 듣게 됐어요. 문제를 유형별로 꼼꼼하게 짚어줘 굳이 학원 다닐 필요가 없겠더라고요.”(구자현·3년)

인천외국어고등학교(이하 ‘인천외고’) 학생들은 사교육 걱정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방과 후 수업이 유형별로 다채롭게 갖춰져 있는 덕분이다.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의 경우, 학년·수준별 심화반이 개설돼 주 3회 하루 90분씩 집중 수업이 진행된다. 중국어·일본어·스페인어 등 제2외국어 수업도 주 2회 개설된다. 이상발 교사(입시홍보부장)는 “학교 인근에 마땅한 학원이 없어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학원에 다니려면 가깝게는 (경기) 부천, 멀게는 (서울 양천구) 목동까지 나가야 한다”며 “학생들이 먼 학원을 찾아다니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수업 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술 프로그램은 방과 후 수업 중에서도 특히 학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인천외고는 지난 겨울방학 때(자연계열은 올 3월)부터 방과 후 논술 수업을 운영해 오고 있다. 2012년 8월 현재 수강생은 인문계열 20명, 자연계열 40명 등 3년생 60여 명. 수업은 매주 화요일 저녁 3시간 30분간 진행된다.

초기엔 수학·과학·사회 등 저마다 부족한 교과 개념의 ‘빈틈’을 메우고 기초 논술 실력을 다지는 데 집중했다. 논술고사가 코앞인 요즘은 대입 통합형 논술 문제와 기출 문제를 바탕으로 ‘개별 맞춤형 수업’이 한창이다. 전봉철 교사(진학지도부장)는 “몇 년 전만 해도 우리 학교 학생들의 진학 실적은 정시 쪽이 우세했지만 최근 수시 미등록 충원제가 실시되면서 수시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논술 전형의 경우, 수시모집 중에서도 선발인원이 가장 많아 방과 후 논술 프로그램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외고 방과 후 논술 수업이 학생들의 신뢰를 얻은 비결은 ‘탄탄한 강의 수준’이다. 수업은 100% 명문대 출신 강사가 자체 제작 교재로 진행한다. 양승규 C논술 대표강사는 “단순히 답안을 첨삭해주는 형태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업 중 학생들이 각자의 답안을 발표하고 토론하며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도록 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전봉철 교사 역시 “처음엔 답안 작성 요령조차 모르던 아이들이 몇 개월 만에 놀라울 정도로 제시문을 분석하고 답안을 완성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자연계 학생들의 경우 수학은 물론, 과학 통합교과적 사고력이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이 최대 성과”라고 평가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유승환(3년)군은 “논술 답안을 쓸 때마다 논리적 서술 능력이 부족해 애를 먹곤 했다”며 “1대1 첨삭, 발표 후 토론 형태로 진행되는 방과 후 논술 수업 덕분에 단점을 고칠 수 있게 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인천외고는 추후 방과 후 논술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당장 다음 달부터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목표 대학별 맞춤형 논술 지도’가 시작된다. 현재 2년생을 대상으로 주 2회 운영 중인 ‘논술 기초반’ 수업은 1학년에게까지 확대된다. 학교 측은 여기에 ‘1교사 1대학’ 등 인천외고만의 대입 지도 프로그램을 접목, 입시 성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전봉철 교사는 “앞으로도 방과 후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까진 외국어고의 특성상 수학·과학·사회 등을 단기간에 배워야 해 심화학습 자체가 어려운 구조였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방과 후 논술 수업을 진행해 보니 교과 간, 단원 간 통합·심화학습이 가능해져 학생들의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수강생에게 호평받고 입시 성과가 좋은 수업을 중심으로 추가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설, 학생들의 대입 준비를 도울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