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12 16:50:21
초·중·고등학생 25명으로 구성된 ‘사랑의 달팽이 클라리넷 앙상블’ 단원들은 대부분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다. 대신 수술로 장착한 인공와우(소리를 탐지해 전기신호로 바꿔 청신경을 자극하는 장치)를 통해 소리를 전해듣는다. 청력이 아주 약하게 남아있는 아이들의 경우엔 보청기를 쓰기도 한다.
연주단이 창단된 건 지난 2003년. 임천복(54세) 단장은 “청각장애 아이들이 악기를 다루며 자신감을 얻고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성장하도록 돕기 위해 연주단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연주단을 거쳐 간 아이들은 100명에 달한다.
듣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악기 연주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인공와우를 착용해도 음이 정확하게 들리지 않고 뚝뚝 끊겨 들리기 때문이다. 김가영(서울 용답초 6학년) 양은 이 때문에 피아니스트의 꿈을 포기하기도 했다. “인공와우로 들리는 피아노 소리는 전혀 예쁘지가 않아요. 게다가 건반에서 가장 높은 소리는 인공와우를 해도 아예 들리지 않아요. 하지만 클라리넷은 좀 더 잘 들리고 소리 내는 것도 편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