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5 16:17:53
정태양 군이 골프를 처음 접하게 된 건 2008년 겨울 방학을 맞아 필리핀으로 영어를 배우러 가면서다. 필리핀 큰아버지 댁에 머물던 정 군은 골프를 치러 가는 사촌형을 따라 골프장에 갔다가 처음 골프를 접하게 됐다.
“처음에는 골프라는 운동을 잘 몰랐죠. 하지만 직접 골프채를 잡고 스윙을 해보니 이거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골프를 더 배우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죠.”
골프를 하겠다는 의사를 부모님께 전한 정 군은 필리핀에 있는 7개월 동안 골프연습에 매진했다. 정 군의 재능을 알아본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정 군을 지원했다. 문제는 부족했던 기본기. 이 때문에 평소 프로선수 못지않은 골프 실력을 갖추고 있던 아버지가 직접 코치로 나섰다. “골프의 기초부터 경기 방식까지 아버지에게 하나씩 배워가며 골프가 이렇게 재밌는 운동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면서 점점 실력도 늘어갔죠.”
2009년, 한국으로 돌아온 정 군은 초등부 첫 골프대회에 출전하며 골프선수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첫 시작은 좋지 않았다. 경험이 부족했던 정 군은 녹색드림배 전국초등학생 골프대회에서 27위에 오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처음이라서 긴장을 많이 했나 봐요. 결국 죽도록 연습하는 것만이 이런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됐죠. 그래서 온종일 연습에 매진했어요.”
◇세 번째 참가 대회부터 우승 휩쓸어
연습에 매진한 덕분에 정태양 군은 세 번째 출전한 박세리배 전국 초등학교 골프대회를 시작으로 각종 대회를 휩쓸기 시작했다. 박세리배 전국 초등학교 골프대회는 LPGA의 새로운 역사를 쓴 박세리(34세)가 직접 주최하는 대회로 전국 방방곡곡의 골프 유망주가 모두 출전하는 최고의 대회다. 이 대회에서 정 군은 3학년이라는 최연소 학년에도 불구하고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장신인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거리(볼이 날아간 거리)가 짧았지만 그동안 연습한 대로 정확도로 승부를 했어요.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경기에 자신감이 붙었죠.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도 향상됐고요. 남들은 저보고 고집 있다고 그러더라고요.(웃음)”
각종 대회에서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정 군은 지난 6월 열린 자마골프배 청소년 골프대회에서 최저 타수(9언더)를 기록하며 본인의 최고 성적을 거뒀다. 초등부에서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었다. “경기 당일날 컨디션도 무척 좋았고, 마음 편하게 경기를 즐겼던 게 좋은 기록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이었던 것 같아요.”
정 군은 자신의 첫 골프대회였던 녹색드림배 전국초등학생 골프대회에서도 지난 9일 우승을 차지했다. 3년 만이었다. “첫 대회에서 27위에 그쳐 많이 실망했지만,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고마운 대회였어요. 그 대회에서 우승을 하니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끊임없이 연습해서 세계적인 골프선수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