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자타공인 '필기왕' 외과 전문의 김현구씨의 노하우 "방식에 얽매이지 말고 본인이 잘 알아보게 정리"

2012/07/24 16:32:09

◇게임광 아들, 어머니 솔선수범에 ‘변신’

김씨는 중학교 때만 해도 ‘게임 맘껏 할 수 있는’ PC방 사장을 꿈꿨던 고만고만한 학생이었다. 그가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머니였다. 틈날 때마다 놀기 바쁜 아들의 맘을 바로잡기 위해 그의 어머니는 공부하란 잔소리 대신 ‘솔선수범’을 택했다. “저보다 먼저 책을 펴드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차마 TV 보거나 나가 놀 수 없었어요.” 하지만 막상 공부를 시작하려니 막막하기만 했다. 고심하던 그는 문득 평소 어머니가 공부하던 내용을 노트에 꼼꼼하게 정리해두시던 게 떠올랐다. “어머니 노트를 펼쳐보며 ‘이거다!’ 싶었어요.”

그가 처음부터 노트 정리의 ‘달인’이었던 건 아니다. “나름대로 내용 정리를 끝냈는데 추가할 내용이 나중에야 떠올라 기존 노트를 찢고 다시 쓴 적도 많아요. 오려 붙인 삽화가 당초 생각보다 너무 커 설명 쓸 자리가 모자랐던 적도 있고요.” 숱한 시행착오 끝에 자신만의 ‘필기 비법’을 완성한 그가 고교 시절부터 지금껏 작성한 노트는 60여 권. 그는 “요즘은 병원 업무가 많아 예전처럼 필기에 시간을 투자하진 못하지만 의대 시절 정리해둔 노트 덕은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임상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을 당시 노트에 덧붙여 정리하곤 합니다. 그렇게 해두면 예전 지식에 새로운 지식까지 더해져 좀 더 완성도 높은 저만의 재산이 되거든요.”

◇필기, 어디까지나 ‘수단’… 기본기 닦아야

필기 실력이 여기저기 알려진 이후 그는 온라인으로 질문을 받거나 크고작은 오프라인 행사에 초청돼 강연했다. 그가 꼽는 최고의 필기 요령은 ‘내가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이다. “절대로 ‘정리를 위한 정리’가 돼선 안 됩니다. 예쁘게만 정리하려다 보면 스트레스만 쌓이게 돼요. 남이 보기엔 대충 휘갈겨 쓴 것 같아도 본인이 알아보고 참고하기 적합한 형태로 정리돼 있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