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16 03:25:07
2009년 '한국창의인성교육원'이란 비영리 재단을 세우고 초대 이사장이 된 그는 결심했다. '내 힘으로 수학의 판을 바꿔보자!' 국내 유일의 실용수학능력검증시험 'K스템(K-STEM)'은 이렇게 태어났다. 그리고 2년여 만인 지난해 11월 K스템(1~3급)은 국가 공인시험으로 승격됐다.
최근 교육계의 화두는 단연 올 초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발표한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 그리고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예술(Art)·수학(Math)을 아우른다'는 의미의 스팀(STEAM)형 교육이다. 둘의 공통점은 '실생활 융합형 수학을 지향한다'는 것. 공교롭게도 K스템의 출제 방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이재혁 이사장은 "우연히 시기가 일치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K스템은 (수학 교육 선진화 방안 발표 이전인) 지난해 이미 국가 공인시험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수학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논의는 늘 있어 왔는데 정부(교과부)와 민간(한국창의인성교육원)이 엇비슷한 시기에 움직인 거죠. 어찌 됐든 저희 입장에서 최근 교육계의 흐름이 큰 행운인 건 사실입니다."
그가 K스템을 기획한 건 '수업과 동일한 방식의 수학 평가'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초등 수학 교과서를 보면 '1 더하기 1이 2인 이유를 세 가지 방법으로 증명하라' 같은 문제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문항을 실제 학교 시험에서 찾아보긴 어렵죠. 교사 입장에선 채점 기준이 모호하고 절차도 번거롭거든요. 전 이처럼 '수업 따로, 평가 따로'인 현실이 우리나라 수학 교육의 최대 문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고민 끝에 찾은 대안이 '평가 방식 변화'였어요. 교과서 집필진과 수학 교육 전문가 그룹을 만나 여러 차례 상의한 끝에 미국·유럽 등지에서 각광 받는 '스템(STEM)형 교육'을 끌어오게 됐습니다. 요즘 한창 나오는 스팀형 교육에서 '예술' 부분을 뺀 게 바로 스템이죠."
준비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워낙 생소한 개념이다 보니 출제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어요. 여기저기서 투자를 받긴 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공인시험 자격을 취득하겠다'고 했더니 주변 사람들 모두 코웃음을 쳤어요. 영어라면 모를까 누가 '수학 시험 자격'을 따려고 하겠냐면서요."
특정 시험이 국가 공인시험으로 승격되면 교육적 활용도가 높아진다. 일단 학교생활기록부의 '학내·외 활동'과 '학생 우수성 입증 자료' 란에 기재할 수 있다. 교육청이나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 제출할 추천서를 작성할 때도 도움이 된다. 이 이사장의 다음 계획은 K스템 활용 기관을 대학과 기업 등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좀 더 많은 학생이 K스템을 통해 '수학=쉽고 재밌는 과목'이란 사실을 깨닫게 됐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다. "K스템은 철저하게 수험자의 '생활 속 수학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입니다. 수학에 흥미를 갖고 싶은 학생, 자녀가 수학을 재밌게 공부하길 원하는 학부모라면 홈페이지(k-stem.co.kr)에 접속해 기출문제부터 한 번 풀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