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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4㎝ 안 크면 '저신장'… 사춘기 전 '숨은 키' 찾아주세요

2012/07/10 14:51:30

―치료가 필요한 '저신장'의 기준은

"3백분위수, 즉 나이·성별이 같은 아이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맨 앞에서 세 번째까지 해당하면 저신장이다. 질병관리본부(www.cdc.go.kr)의 '2007년 소아 청소년 표준 성장도표'를 찾아보면 된다. 또한 초등생인데도 1년간 자란 키가 4cm를 넘지 않는다면 저신장에 해당한다. 정상이라면 적어도 1년에 5cm정도는 큰다. 지금 키가 그리 작지 않아도 성 조숙증이 나타난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성 조숙증은 어떻게 판별할 수 있나

"여아는 만 8세,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난다. 여아는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고 남아는 고환이 4cc 정도로 커진다. 성인 남성의 엄지손톱 크기와 비슷하다."

―군대 가서 키가 컸다는 남자도 있다. 지금 키가 작다고 앞으로도 계속 작진 않을 텐데

"맞다. 사춘기가 늦게 오는 경우다. 그런 아이들은 대개 부모도 성장이 더뎠다. 그렇다고 '우리 아이는 나중에 클 거야' 하고 지레짐작하면 곤란하다. 성장판이 닫혀버리면 손써볼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병원에 와서 검사해 보면 앞으로 어떻게 자랄지 예측할 수 있으니 그에 맞춰 대처하는 게 좋다."

―저신장의 원인은 뭔가

"다양하다. 키 작은 유전자를 물려받았을 수도, 2차 성징이 늦게 나타나 '지금' 저신장일 수도 있다. 이 두 가지는 질병이 아니지만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병이다. 성장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거다. 드물지만 염색체 이상인 터너증후군 때문에 저신장인 여아도 있고, 요즘 많이 나타나는 '부당경량아'(임신 주수에 비해 체중 미달인 태아)도 저신장의 원인 중 하나다. 영양과 호르몬 균형이 잘 맞아야 키가 크는데, 만성 질환이 있다면 그 균형이 깨진다. 만성 신부전이 대표적이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결핍증 환아에게만 효과가 있나

"그건 아니다. 물론 효과는 제일 좋다. 호르몬이 부족한 아이에게 채워주니까. 유전적으로 작은 아이는 성장호르몬이 부족하진 않지만 추가로 넣어주면 자극이 된다. 요즘은 모든 걸 성장호르몬 치료로 해결하려는 보호자가 많아 신중하게 권하는 편이다."

―어느 연령대까지 성장호르몬 치료가 가능한가

"성장판이 닫히고 사춘기가 끝날 때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이 시기에 키가 많이 자라길 기대하긴 어렵다. 어릴수록 효과가 좋다는 통계도 있다. 만 5세 이상이면 치료를 시작해도 무리가 없지만 주사를 1주일에 한 번, 혹은 매일 맞아야 한다. 너무 어린 아이라면 스트레스가 클 거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가 바람직하다."

―이제 곧 여름방학이다.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키 크는 법'이 있다면

"영양·운동·수면·스트레스 네 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이것도 안 지키면서 키 크길 바라면 안 된다. 성장에 좋은 음식은 따로 있지 않다. 필요한 칼로리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칼로리만 높고 영양은 적은 인스턴트 식품 섭취는 경계하는 게 좋다. 탄산음료, 피자, 햄버거가 최악이다. 비만이 되기 쉽고 성 조숙증이 절로 따라온다. 유산소운동은 1주일에 서너 번, 매회 15분 이상 하는 게 좋다. 어린이가 이 원칙을 지키려면 줄넘기가 무난하다. 성장호르몬은 밤에 숙면을 취할 때 잘 나온다. 늦어도 10시 이전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게 스트레스 조절이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 부모는 방학 때만이라도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김혜순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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