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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이젠 그만] 여섯살짜리가… "엄마, 나 죽으면 애들이 좋아할까?"

2012/07/04 03:11:29

옷이나 외모 때문에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 부모 이혼 후 할머니와 사는 여섯살 C양(서울)은 최근 할머니에게 "나 옷 좀 많이 사줘"하고 울음을 터트렸다. 할머니는 유치원에 전화를 걸어 상담하다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됐다. 같은 반 또래 아이들이 C양에게 "너는 왜 맨날 같은 옷만 입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는 것이다. 같은 반 아이들은 "C는 옷도 별로 없고 같이 놀아도 별로 재미없다"며 몇 개월째 노는 데 끼워주지 않고 있었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 교사는 "최근 따돌림을 당하던 여섯살 여자아이가 엄마에게 '내가 죽으면 애들이 다 좋아할까?'라고 물었다는 소식을 듣고 교사들이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유아 왕따가 학교 왕따로

유치원에서 다른 아이를 따돌리거나 따돌림을 당한 아이 중에는 학교에 들어가서도 학교 폭력의 가해·피해학생이 되는 경우도 있다.

경기도의 한 유치원 김모 교사는 9년 전 유치원생이었던 D군의 최근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유치원에서 D군은 태도가 산만하고 다소 공격적이라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D군은 "같이 놀자"는 의미로 툭 쳤지만, 다른 아이들은 "D는 시도 때도 없이 때린다"며 피하는 식이었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이 된 D군은 학교에서 또래 학생을 때리고 돈을 빼앗다가 처벌받은 '학교 폭력 가해학생'이 돼 있었다.

고려사이버대 민성혜 아동보육학과 교수는 "유아기 때 남을 따돌리고 괴롭힌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이래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폭력이 습관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유아기 때부터 편견을 갖지 않고 남을 배려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을 시작해야 초·중·고교의 학교 폭력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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