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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이 만난 사람 (9) 개그우먼 송은이

2012/06/26 13:35:05

서: 방송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뭔가요?

송: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예요. 그 프로그램 하면서 제가 남의 얘길 잘 들어주는 성격이란 걸 알게 됐죠. 5년 정도 출연했는데 프로그램 특성상 상담자 사연을 진심으로 들어주지 않으면 정말 힘들고 지루해요. 일이 년 간격으로 똑같은 증세를 보이는 아이가 나오기도 하고요. 그럴 땐 결말을 뻔히 아는 영화를 보듯 좀처럼 상황에 집중하기 어렵죠. 그래도 전 처음부터 끝까지 진심으로 상담자의 상황을 안타깝게 여기고 몰입했어요. 그러다 보니 남이 보지 못하는 시각에서 질문할 수 있게 되더군요. 당시 함께 일한 PD에게 칭찬도 여러 번 받았어요. 제가 던진 질문이 프로그램을 자연스레 이끌었다고요

서: '개그맨 겸 1집 가수'잖아요. 가수의 꿈은 접으신 건가요?

송: 아직 진행 중이죠. 그렇잖아도 주변에서들 그래요. "1집 나온 게 10년 전이니까 10주년 기념으로 2집 내야 하는 것 아니냐"고.(웃음) 요즘 양희은 선생님이 진행하는 토크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 중이에요. 원래 선생님 혼자 하셔도 되는데 저더러 같이 하자시기에 '수다 떨어줄 사람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선생님이 무대 위에서 "송은이의 꿈을 실현시켜주고 싶었다"고 하시는 거예요.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린지 몰랐어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선생님을 쳐다봤더니 "가수의 꿈 잃지 말라고 일부러 무대에 세웠다"고 하시더군요. 토크 콘서트인 만큼 얘기와 노래가 어우러지는 무대였거든요. 그땐 정말 눈물 날 뻔했어요. 진심을 들킨 기분이랄까요?

서: 꿈 얘기 나온 김에 여쭤볼게요. 요즘 청소년의 장래 희망 1위가 연예인인 건 아시죠? 연예계 선배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송: 요즘 친구들은 좀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것 같아요. 일단 멋있어 보이니까 '나도 해보고 싶다'는 식이죠. 그런데 중요한 건 '객관적 사실'이에요. 자기 단점까지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 다섯 명만 골라 물어보세요. 친구든 부모님이든 상관없어요. "넌 잘할 수 있을 거야" "너 잘하잖아"처럼 막연한 대답이 아니라 "넌 이런 게 장점이고 이런 건 단점인데, 지금 네가 생각하는 분야와는 이러저러해서 잘 맞을(혹은 잘 안 맞을) 것 같다"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최종 판단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아요.

서: 송은이씨도 연예인이 되려고 따로 준비한 게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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