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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꿈 전도사로 나선 '골든벨 소녀' 김수영 "아주 사소한 것도 좋아 '꿈 리스트' 만들어봐요"

2012/06/18 09:54:23

김씨는 전남 여수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땐 ‘왕따’였고, 중학교 때는 ‘문제아’였다. 중학교 때 가출한 뒤 남들보다 1년 늦게 실업계 고교인 여수정보과학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첫 수능 모의고사에서 받은 점수는 400점 만점에 110점. 100점 만점 시험으로 치면 30점도 못 받은 셈이다.

그러나 ‘꿈’이 생기자 모든 것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학교 열람실에서 신문을 뒤적이다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기사를 보게 됐어요. 아버지가 죽은 아이를 껴안고 우는 모습에 큰 충격을 받았죠. 그리고 결심했어요. 넓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다고요. 처음으로 꿈이 생긴 거죠.”

그때부터 그는 공부에 매달렸다. 두 달 만에 전교 1등을 하게 됐고, 3년 뒤 치러진 수능에서 375점을 받아 연세대학교에 합격했다. ‘골든벨’ 장학생이 된 덕분에 등록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그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한다면, 누구나 해낼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꿈 리스트’ 작성… 하나씩 이뤄가는 중  

그러던 어느 날 시련이 찾아왔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초기에 발견돼 수술은 잘 끝났지만 이를 계기로 생각이 많아졌어요.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뭘까?’ 고민 끝에 해보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적어봤어요. 73가지나 되더군요. 나만의 ‘꿈 리스트’가 만들어지게 된 거예요.”

2005년 그는 ‘넓은 세상으로 나가 공부하고 일해보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영국 유학길에 올랐고 세계적 기업인 로열더치쉘 영국 본사에 카테고리 매니저로 입사했다. 이후 직장에 다니면서 리스트에 적힌 나머지 꿈들을 하나씩 이뤄가고 있다.

“지금까지 달성한 꿈 중에 가장 뿌듯한 건 ‘부모님 집 사드리기’에요. 부모님과 상의한 끝에 제가 비용을 대고 아버지가 직접 집을 짓기로 하셨죠. 평생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남의 집만 지으셨던 아버지였어요. 집을 짓는 8개월여 동안 기쁘고 감격스러워 매일 우셨대요. ‘인도 영화 출연하기’도 기억에 남아요. 제가 인도 영화를 좋아하거든요. 총 두편에 출연했는데 대사도 있었어요. 딱 세 마디였지만요. (웃음) ‘킬리만자로 산 오르기’라는 꿈을 이룰 때는 정말 고생을 많이 했어요. 고산증 때문에 머리가 깨질 듯 아프고 토할 것 같았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정상에 올랐어요.”

◇“어린이 여러분, 많은 꿈을 가지세요”

그가 지금까지 이룬 꿈은 모두 45개. 꿈 리스트에 적힌 꿈도 83개로 늘었다. 김씨는 어린이들에게 “지금 당장 자신만의 ‘꿈 리스트’를 적어보라”고 조언했다. “꿈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어요. 내가 꼭 해보고 싶은 것이면 무엇이든 꿈이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강아지 키우기, 나무 심고 가꾸기,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가기 등도 좋아요. 꿈을 하나만 갖는 것보다 작지만 다양한 꿈을 많이 꾸는 게 더 좋아요. 작은 성취를 많이 할수록 큰 성취를 하기 위한 자신감이 생기는 법이거든요.”

“불평불만인 상황을 꿈으로 바꾸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제가 가장 많이 받는 메일이 자신의 상황을 불평하는 내용이에요. 불평을 한다는 건 그걸 고치고 싶다는 뜻이기도 해요. 현재의 불만스런 상황을 내가 원하는 상황으로 어떻게 바꿀 것인지 생각한 뒤 그걸 꿈으로 정하세요. 불평과 꿈은 종이 앞뒷면과 같아서 마음먹기에 달라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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