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 시리즈가 제작되는 동안 민기네 가족에겐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그다지 활동적인 편이 아니었던 홍씨는 사진 촬영 덕분에 외출이 잦아졌다. 자연스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도 늘어났다. 웃음 시리즈는 지난 2010년 모 보험회사 광고에 사용됐다. 민기는 당시 방송 광고에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홍씨는 민기 사진을 찍으며 쌓은 '내공'으로 차남 준기(6)의 100일 앨범을 직접 제작했다. 스튜디오를 대여해 두 시간에 걸쳐 촬영했고 온라인 앨범 제작 업체를 이용, 편집부터 제작까지의 작업도 손수 진행했다.
아마추어 사진가가 겪는 증세 중 '장비병'이란 게 있다. '더 좋은 기자재(장비)를 갖추면 사진을 더 잘 찍을 수 있을 것'이란 욕심에 고가의 사진 장비에 돈을 쏟아 붓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 가정의 경제를 책임 져야 하는 '아빠 사진사'에게 장비병의 후유증은 상당하다. 지출이 커질 경우, 자칫 '가족을 위해' 시작한 사진이 '가족 불화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 홍씨 역시 한때 비싼 장비의 유혹에 사로잡혔지만 이내 '타협점'을 찾았다. 그는 "내 경우 장비 욕심보다 기복 없이 꾸준히 사진 남기는 일이 훨씬 어렵더라"고 털어놓았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민기를 보며 홍씨는 요즘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민기도 머지않아 사춘기를 맞고 부모에게서 독립하려고 할 텐데 그때까지 아이와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 웃음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민기 사진의 무단 도용 사례가 늘고 있는 점도 골칫거리다. 참다 못해 홈페이지에 '사진 도용을 자제해 달라'는 호소문을 올렸지만 역부족이었다고. "가벼운 도용은 셀 수 없이 많고 상업 광고에 쓰인 적도 여러 번이었어요. 심한 경우, 불법 모금 활동에 사진이 동원된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민기 사진을 찍으며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고 말했다. "살면서 제일 잘한 일을 들라고 하면 전 주저 없이 아이들 사진 찍어준 일을 꼽을 거예요. 좋았던 순간을 간직하려고 시작한 사진 촬영이 우리 가족을 한층 밝고 행복하게 만들어줬거든요. 사진 낙관으로 쓰는 문구 '웃음이 있는 가족 토끼 패밀리'가 영원히 유지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사진 촬영은 계속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