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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차 예법 배워볼까

2012/06/07 17:25:23

◆차의 역사

차나무는 중국ㆍ미얀마ㆍ인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다. 우리나라 차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구려의 고분에서 전차(엽전모양으로 만든 차)와 화덕이 발견됐고, 백제 ‘동대사요록’에는 중국에서 백제로 귀화한 행기(668~749)라는 승려가 차나무를 심고 차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내려오고 있다. 신라의 경우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7세기 중순에 차를 제사에 썼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삼국사기’에는 흥덕왕 3년에 당나라에서 차 종자를 들여와 지리산에 심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 이르면서 불교의 번성과 함께 차를 중요시하고 제례 때 차를 올리는 풍속이 널리 퍼지면서 차 문화가 발달했다. 문화재청은 “차가 일반화되면서 고려청자로 만든 다구(차를 끓여 마시는 데 필요한 도구)도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불교와 차는 관련이 많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을 차례(茶禮)라고 부르고 혼례 시에 봉차(결혼할 때 예물로 차나무 씨앗을 보냄)를 하는 풍습도 이때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시대에는 숭유억불(유교를 받들고 불교는 낮춘다)정책으로 차문화가 사라진 듯하지만, 승려와 문들인 사이에서는 여전히 계속됐다. 조선시대에 차를 좋아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서산대사와 다산 정약용이 있다. 서산대사의 경우 “낮에는 차를 마시는 일이 가장 즐겁고, 밤에는 잠자는 일이 가장 좋다”는 말을 남겼다.

차를 분류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중 녹차와 우롱차, 홍차 등 3가지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같은 분류는 같은 차나무에서 채엽한 잎을 어느 정도 발효했는가에 따라 나눈 것이다. 여기에서 발효란 찻잎에 함유된 여러 성분이 산화되는 것을 가리킨다. 발효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차를 불발효차, 10~65% 발효된 차를 반발효차라 한다. 85% 이상이 발효차다. 녹차는 불발효차다. 녹차는 찻잎을 채취한 뒤 바로 덖거(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힘)나 증기로 쪄 산화 효소를 불활성화시킨 차다. 녹색의 신선한 색상과 풋풋한 냄새가 특징. 채엽한 잎을 바로 찌거나 덖기 때문에 차의 영양 성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녹차는 다른 차보다 비타민 B와 C가 많다. 반발효차인 우롱차는 발효 정도가 60~70%로, 색깔이 홍차에 가깝고 부드러운 맛과 향을 지녔다. 홍차는 85% 이상 발효시킨 발효차이다.

*차 달이는 법

1. 다관을 들어서 뜨거운 물을 숙우에 따라 붓는다.
2. 숙우의 물을 다관에 붓는다.
3. 이 물을 찻잔에 부어 잔을 데운다.
4. 차통의 차를 다관에 넣은 다음, 숙우에 새롭게 뜨거운 물을 따라 붓는다.
5. 차가 우러나는 동안 찻잔을 데운 물을 퇴수기에 버린다.
6. 우러난 차를 찻잔에 나누어 따른다. 나누어 따르는 것은 차의 농도를 맞추기 위해서다.
7. 찻잔을 들어 각각 차받침을 받친다.
8. 다식(차와 함께 먹는 떡과 과자를 이름)과 함께 한잔씩 손님에게 대접한다.  

◆다례 예절

우리 선조는 차 한 잔을 마시기 위해서도 ‘정성’을 다했다. 처음 찻잎을 따는 시기부터 찻잎을 건조하는 방법, 끓이는 물의 상태까지 세심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를 마시는 데에도 정성에 대한 보답의 뜻으로 예절(다도ㆍ茶道)을 갖춰야 한다고 여겼다. 성균관다례원은 다도의 예절과 올바른 다도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우선 차를 마시는 예절은 인사에서 시작한다. 초대받은 사람은 차를 우려준 분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며 방석에 조용히 앉는다.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듯 다가간다. 찻잔을 왼손바닥에 올려놓고 오른손으로 잡는 데 이때 손이 찻잔 위로 올라가면 안 된다. 찻잔을 배꼽 아래에 놓아 일단 색을 보고, 가슴 높이로 올려 차의 향을 맡는다. 그리고 잔을 입 가까이 가져와서 그윽한 맛을 느낀다. 3번에 걸쳐 천천히 나누어 마시며 맛을 음미한다. 찻잔을 입에 대고 마실 때에는 고개나 머리를 들지 말고 오직 찻잔의 위치만 움직여야 한다. 성균관다례원은 “홀짝홀짝 마시는 것이 아니라 세 번에 걸쳐 입안에 머물며 맛을 음미해야 한다. 찻잔에 전해지는 차의 온기와 도자기의 질감도 감상하라”고 조언했다.

다 마셨을 때에는 초대해준 분께 감사의 뜻으로 “차 맛이 훌륭합니다”등의 인사말을 건네야 한다. 차를 더 마시고 싶으면 더 청해도 좋다. 차를 마실 때 나누는 다정한 대화를 다담(茶談)이라 하며, 큰 소리의 수다는 삼가도록 한다. 찻잔에 입술 자욱 등이 묻었을 경우 살짝 닦아서 내려놓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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