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6 16:34:42
◇보컬과ㅣ호흡·발성·음색 주로 평가
실용음악학부는 크게 △보컬과 △기악과(피아노·기타·베이스기타·드럼 등) △작곡과로 나뉜다. 보컬과 모집 인원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0명 내외다. 신연아 호원대 실용음악학부 보컬과 교수(학부장)는 선발 규모가 작은 데 대해 "노래 부르려는 사람은 많아졌지만 음악시장 규모가 그에 비례해 커지진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험은 1·2차로 나뉘어 치러지기도, 단 한 차례로 일괄 평가되기도 한다. 동아방송예술대와 한양대는 지난해 1차 시험 당시 1개 곡을 무반주로 부르게 했다. 김미선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학부 교수(성악 전공)는 "수험생 입장에서 무반주 가창은 무척 어려운 과제지만 심사위원에겐 음정·박자·발음 등 기본기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평가 방식"이라고 말했다.
교수진은 "미리 준비한 곡 외에 심사위원이 즉석에서 시키는 과제를 잘 수행하는 사람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고 입을 모았다. 자신에게 맞는 곡을 준비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일부 학생은 '특정 곡목이나 장르가 당락을 결정한다'고 오해해 자신의 취향과 음색과 동떨어진 곡에 억지로 도전하는데 이는 잘못된 선택입니다."(김영지 한양대 실용음악학과 강사·보컬 전공)
심사기준은 조금씩 달랐다. 김미선 교수는 호흡을, 신연아 교수는 건강한 발성법을, 김영지 강사는 음색을 각각 '제1 평가 요건'으로 꼽았다. "가수는 자신의 몸을 악기처럼 다룰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호흡 조절 능력은 필수죠. 예를 들어 프레이즈(phrase· 구절)의 시작은 누구나 힘차게 부를 수 있지만 끝은 호흡을 잘 관리한 사람이 아니면 매끄럽게 처리하기 어려워요."(김미선 교수) "목을 건강하게 쓰는 학생이 소리도 좋더군요. 목(성대) 앞부분을 눌러서 소리 낼 경우 목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발성법을 바꾸는 게 좋습니다."(신연아 교수)
◇기악·작곡과ㅣ'앙상블 능력' 비중 커
기악과 입시의 핵심은 '앙상블(ensemble·조화) 능력'이다. 동아방송예술대의 경우, 2차 심사 때 수험생에게 대기 중인 하우스밴드와의 즉흥 연주를 요구한다. 이에 대해 오종대 동아방송예술대 실용음악학부 교수(예술학부장·드럼 전공)는 "연주 기량은 물론, 다른 악기 주자와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능력까지 시험하기 위한 장치"라고 말했다.
한상원 호원대 실용음악학부 기악과 교수(기타 전공)는 "(베이스)기타와 드럼은 밴드에서 '리듬'을 담당하므로 실제 입시에서도 리듬감 있는 연주가 좋은 점수를 받는다"고 말했다. "'리듬감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학생이 많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저만 해도 선천적으로 부족한 리듬감을 극복하기 위해 온종일 펑크(Funk) 음악을 귀에 꽂고 살았죠. 펑크 리듬에 맞춰 팔굽혀펴기나 걷기 등을 생활하며 리듬감을 익히기도 했고요."
작곡과 실기시험은 자작곡 음원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만 한양대 실용음악과의 평가 방식은 좀 독특하다. △학교 측이 제시한 짧은 멜로디의 뒷부분을 완성한 후 △피아노 반주를 붙여 연주까지 마쳐야 모든 시험이 끝나는 것. "전문 강사가 곡을 써주다시피하는 수험생도 있다고 들었어요. 진짜 실력을 알려면 자신이 만든 곡을 연주까지 잘해내야죠."(이승환 한양대 실용음악학과 교수·학과장)
인터뷰에 응한 교수들은 하나같이 "스타에 대한 환상만으로 음악에 뛰어드는 건 위험하다"고 말했다. "음악으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건 '선택된 몇몇'뿐이에요. 전체 인생을 조망해 음악가로서의 목표 의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오종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