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6 15:45:10
◇과학 기법이 총동원된 ‘풍납토성’을 만나다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위치한 한성백제박물관을 찾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건물 외관. 한성백제를 대표하는 유적지인 몽촌토성(사적 제297호)의 실루엣에 해양국가임을 상징하는 배가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모양새였다.
건물 안 로비(지하 1층)로 들어서면 관람객들의 시선을 압도하는 폭 43, 높이 11 규모의 흙벽이 기다리고 있다. 이 흙벽은 초기 백제의 토성인 풍납토성(사적 제11호)의 단면을 실제 크기로 본뜬 것. 풍납토성은 평지에 흙으로 쌓은 우리나라 고대 성 중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흙벽 아래엔 풍납토성이 만들어진 과정이 모형으로 설명돼 있다. ‘부엽공법’, ‘판축공법’ 등 풍납토성을 쌓는 데 활용된 과학적 기법에 대한 설명도 무척 흥미롭다. 부엽공법은 나뭇가지나 나무껍질 등을 깔고 흙을 쌓는 방식을, 판축공법은 흙을 시루떡처럼 층층이 다져 쌓는 방식을 말한다. 한은희 한성백제박물관 교육홍보과장은 “백제가 이처럼 다양한 과학적 기법이 활용된 거대한 성벽을 쌓았다는 것은 국력이 왕성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옆쪽 기획전시실엔 ‘백제의 맵시’를 주제로 한 개관기념 특별전이 마련돼 있다. 오는 9월 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선 백제의 옷감, 꾸미개, 옷 등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정교하고 수준 높은 직물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백제의 옷들은 단아하면서도 화려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채로운 색깔의 구슬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귀걸이는 물론, 반짝이는 황금 신발 등도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