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보고 배우는 것
서경덕(이하 '서'): 우선 '직구'부터 하나 던질게요. 요즘 친구들은 가수 션은 잘 몰라요. '션' 하면 나눔의 대명사가 돼버렸는데, 부담스럽지 않으세요?
션: 그런 질문 많이 받아요. 부담스러우면 이렇게 못 하죠. 저는 정말 나눔을 '밥 먹는 것'과 같은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특별히 생각하고 시작한 게 아니고 자연스럽게 몸에 밴 거예요.
서: 그래도 계기가 있을 텐데요?
션: 아내(배우 정혜영) 덕분이에요. 결혼 1주년 되던 날, 하루에 만원씩 모은 돈을 아내와 같이 청량리 모처에 가서 기부했어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내가 "작은 걸 드렸는데 큰 걸 받고 온다"고 말하더군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행복이 배가 됐어요. 나눔을 실천하면 받는 사람이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나누는 사람이 더 행복해진다는 걸 둘이 같이 느낀거죠. 그때의 감격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요.
서: 아이들을 키우는 방식도 남다를 것 같아요.
션: 모두들 '우리 아이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들 생각하죠. 그래서 어디서든 아이가 1등이기를 바라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경쟁 구도가 아이들을 멍들게 한다고 생각해요. 1등이 되면 마냥 행복할까요? 내 아이 하나가 잘 되는 것보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좋은 세상이 돼야 내 아이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행각합니다.
서: 엄마 아빠를 보면서 아이들이 배우는 게 많을 것 같아요.
션: 첫째 하음이랑 자선 패션쇼에 선 적이 있어요. 아이들 때문에 인터뷰는 하지 않을 작정이었어요. 그런데 주최 측에서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하음이한테 초콜릿을 사주면서 설득했어요. 그날이 하음이가 처음으로 초콜릿을 먹어본 날이에요. 그날 하음이한테 초콜릿을 세 개 줬어요. 인터뷰 끝나고 담당 기자분이 "하음아, 그거 맛있니? 언니한테 제일 작은 초콜릿 하나만 주면 안 될까?"하고 장난스럽게 물어봤어요. 그랬는데 하음이가 잠깐 생각하더니, "작은 건 맛 없어요. 이게 제일 크고 맛있어요"하면서 제일 큰 걸 주더군요. 그 어린 아이가 나눔을 시작한 거죠. 전 이런 게 교육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