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좋아한다'는 이유로만 진학해선 곤란
수의학과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수의 임상 전반과 관련 학문을 배우며 연구·실습하는 학과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동물 질병 치료 외에 동물 보호·관리에서부터 축산 식품 위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수의과대학은 전국에 10개, 특히 서울엔 2개(서울대·건국대)밖에 없어 인기가 높다. 입학 경쟁률도 치열하다.
건국대 수의학과는 예과 2년과 본과 4년 등 총 6년간 교육 받는다. 예과에선 본과 진학에 앞서 유기화학·일반화학·분자생물학 등 기초 과목을 배운다. 정은지씨는 "예과가 자연과학대 등에 소속된 다른 대학과 달리 우리 학과는 수의과대학에 소속돼 발생학·면역학 등 전공 관련 과목을 예과 때부터 배울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또 "역사가 오랜 만큼 현직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선배가 학교 실습, 진로 선택 등에서 후배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점도 우리 과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본과에 진학하면 병리학·조직학·조류질병학·공중보건학 등을 배운다. 내과학·외과학·산과학 등 임상 과목을 두루 공부하며 현장(병원) 실습도 거친다. 다루는 대상이 동물이란 점만 다를 뿐, 배우는 과목은 의과대학과 거의 비슷하다. 그만큼 공부량도 만만찮다. 정씨는 "교육과정이 힘들어 중간에 그만두는 학생도 꽤 많은 편"이라며 "단순히 '동물을 좋아한다'는 마음만 갖고 진학하면 곤란하다"고 조언했다.
"중간·기말 고사만으로는 공부 분량을 감당할 수 없어 적게는 주당 두세 번, 많게는 매일 시험을 봐요. 한 학기에 18학점만 들으면 되는 여느 학과와 달리 우리 학과는 학기당 이수 학점이 24학점이나 됩니다. 대여섯 시간씩 서서 하는 실습도 예사죠. '내가 왜 수의학과에 와야 하는가'란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과정입니다."
'졸업하면 동물병원 수의사가 된다'는 일반적 견해와 달리 수의학과 출신의 진로는 꽤 다양한 편이다. 우리가 흔히 동물병원에서 만나는 수의사는 대(大)동물·소(小)동물 임상 수의사다. 이 분야로 나가는 졸업생은 전체의 30% 정도. 그 밖에도 차양이 꿈꾸는 야생동물 임상 수의사를 비롯해 어류질병·수생동물분야 임상 수의사, 국가 연구직 및 수의직 공무원(수의과학검역원 등), 제약회사 연구원, 실험동물 분야 연구원 등으로 진출할 수 있다.
◇잘하는 활동 중 동물과의 '연결고리'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