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7 09:31:06
지난 9일 오후, 조선일보 구관 사옥에서 영화의 두 주인공 김진구(67세) 씨와 신채연(서울 장수초등 2년) 양을 만났다. 인터뷰 덕분에 오랜만에 재회했다는 두 주인공은 만나자마자 얼싸안고 주위를 빙빙 돌았다. 영락없는 ‘할머니와 손녀’였다.
△한 달 내내 동고동락한 ‘할머니와 손녀’
“제가 ‘동이’라는 캐릭터와 인연이 많은가 봐요. 제 손녀 역할을 한 아이들의 이름이 이번 영화까지 벌써 세 차례나 동이였어요. 그중 채연이가 가장 ‘동이’다웠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읽고 채연이를 처음 만났을 때 ‘아, 정말 동이 캐릭터랑 딱 어울리는 아이구나’라고 생각했거든요. 연기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야무지게 하더라고요. (웃음) 감독님이 채연이를 정말 잘 뽑았어요.”
김 씨에게 채연이의 첫인상을 묻자 곧바로 칭찬이 돌아왔다. ‘손녀’도 가만있지 않았다. “에이, 저보단 할머니가 훨씬 더 어울렸죠. 하하.”
두 주인공은 영화 촬영을 위해 지난해 7월 한 달 동안 동고동락했다. 촬영지인 경북 영양군에 내내 머물렀다. 덕분에 사이는 금세 돈독해졌다. 채연이는 “할머니가 정말 친할머니처럼 잘 대해주셨다. 편안하게 해주신 덕분에 영화 촬영 하는 동안엔 정말 동이가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 씨는 “채연이가 손녀 역할을 제대로 해준 덕분에 오난이로 살 수 있었다”라며 웃으며 받아쳤다.
영화 촬영하는 동안엔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어느 날 촬영 도중 처음 본 사람이 감독님 자리에 앉아 있는 거예요. 가서 혼구멍을 내줘야겠단 생각에 다가갔더니, 이게 웬걸 우리 감독님 아니겠어요? 촬영 내내 배우와 감독, 스태프까지 모두 고생을 좀 했거든요. 특히 감독님은 한 달 새 급격히 늙었더군요. 제가 못 알아볼 정도였으니까요.” (김진구 씨)